‘사회적 책임’ 요청한 동구 노사민정협
‘사회적 책임’ 요청한 동구 노사민정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1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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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노·사·민·정 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작심이라도 한 듯 다소 강도 높은 권고문을 11일자로 발표했다. 권고문은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화합(和合)과는 거리가 먼 현대중공업 노사(勞使) 모두를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협의회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서로 양보하고 힘을 모아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통 큰 양보와 대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을 노사 모두에게 권고했다.

협의회는 결론적으로 △현대중공업 노사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교섭에 성실히 임해줄 것 △현대중공업 노사가 고통분담을 통해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의회는 특히 현대중공업 사측을 특정하며 경영위기 극복에 앞서 노동자의 고용안정, 그리고 지역 경제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비록 사측의 자존감을 의식해서 노조 쪽도 같이 나무라고 ‘권고문’의 모양새도 취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촉구결의문’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핵심인 현대중공업이 지난 8월 23일 해양사업부 전체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한 점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밑줄을 그은 점이 그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권고문에는 “회사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파급효과는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는 표현이 이례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목소리는 각계에서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동구 노·사·민·정 협의회뿐만 아니라 동구의회, 울산시의회 등도 현대중공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호소문이나 결의문을 통해 사태의 원만한 수습을 당부하고 또 촉구해 왔다. 정부에 현대중공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요청하는 탄원서 성격의 호소문을 몇 차례 발표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노사 양쪽 모두를 안심시키고 다독거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기업 안팎에서는 그 이면에 사측의 밀어붙이기식 사고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는다. 협의회의 11일자 권고문도 그런 성격의 ‘규탄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다른 대기업과 달리 고용불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조선 대기업’의 경우 노사는 더 이상 갑(甲)과 을(乙) 또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사측이 갑이고 노측이 을이라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이때는 양보와 타협의 손길을 갑이 먼저 뻗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을도 ‘돌아서서 무는’ 극한행동을 접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궁구물박’(窮寇勿迫=궁지에 몰린 적을 쫓지 말라)이란 잠언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협의회가 말했듯이, 정부가 지난 4월 5일 동구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지역의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제라도 지자체가 주도하는 노·사·정 혹은 노·사·민·정 협의회에 성실한 일원으로 참여해서 다선(多選)의 국회의원을 배출시켜 준 동구 주민들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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