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조선업 부흥의 새 돌파구” 기대감
“여객선, 조선업 부흥의 새 돌파구” 기대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06 2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현대미포조선(이하 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이 하루 간격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5일 미포조선이 명품 카페리((Car ferry)=사람과 차·화물을 같이 싣는 여객선) ‘뉴 골든 브리지 7’(NEW GOLDEN BRIDGE Ⅶ)호를 건조했다고 밝힌 데 이어 6일 현대중공업이 세계적 성능의 ‘힘센 엔진’ 2기를 이 여객선 탑재용으로 납품했다는 소식을 시차공격 하듯 공개한 사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뉴스 그대로라면 조선업 위기로 주눅이 든 지역 조선업계와 동구주민, 그리고 울산시민들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3만1천 톤급 ‘뉴 골든 브리지 7’호는 2년 전(2016년 7월) 한-중 합작선사인 ‘위동항운 유한공사’가 미포조선에 발주한 여객선으로 승객 724명과 20피트 컨테이너 320개를 싣고 최고 25노트의 속도로 운항하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특히 위동항운이 이 여객선의 건조를 낮은 선가를 제시한 중국 국내 조선사가 아니라 선가가 훨씬 높은 한국 미포조선에 맡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여객선을 움직이는 선박엔진으로 현대중공업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힘센 엔진’을 택했다는 것은 현대중공업에도 세계시장 동반진출의 기회를 주었다는 의미도 된다. 현대중공업은 이 엔진이 지난 7월 5일간의 해상시운전 기간 동안 파도가 높은 거친 해상환경에서도 피로시험·저부하시험을 거뜬히 통과했다고 자랑한다.

관련업계에서는 ‘비교우위’에 있는 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품질이 수주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또 ‘뉴 골든 브리지 7’호의 성공적 건조로 미포조선이 국제 여객선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 지금까지 국제 여객선 시장은 노르웨이와 일본이 주름잡아 왔고 그 틈새를 중국이 저가공세로 비집고 들어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힘센 엔진’을 장착한 미포조선 명품 여객선의 출현은 이 같은 독과점적 시장에 한국 울산의 ‘형제조선소’가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의 여객선사들이 더 이상 선가만 보고 발주에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조선업계에서는 미포조선의 이번 경사를 두고 “벌크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가스선 등 대부분의 상선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의 탈출구로 여객선 시장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며 하나같이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객선 시장에 노후선박이 많아 향후 몇 년간 신조 발주가 지속될 것”이라며 “여객선 시장은 현재의 수주 가뭄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국내 연안여객용 노후선 교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 여객선 시장에도 적극 도전하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조언을 잘 입력해 두고 제대로 활용한다면 여객선 시장이 조선업 부흥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조선업계의 가일층 분발을 기대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