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지속되는 학교폭력 ‘사이버 불링’
24시간 지속되는 학교폭력 ‘사이버 불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0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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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여름방학을 끝낸 학교에도 2학기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설레기도 하겠지만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학생(초4~고3)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 등을 17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조사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올해 5월까지의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그 결과 피해응답률이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증가한 1.3%(5만 명)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스토킹, 신체폭행, 사이버 괴롭힘 순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사이버 괴롭힘’이 많아지면서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중·고등학교 학생의 비중(약 15%)이 초등학교 학생의 그것(9.2%)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학교폭력도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SNS,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사이버상에서 피해자가 단체채팅방을 나가도 계속 초대해서 욕설하고 괴롭히는 ‘카톡 감옥방’,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친구목록에서 제외하거나 친구신청을 거부하는 ‘사이버 따돌림’ 등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이다.

사이버 불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피해자를 괴롭힐 수 있고,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심지어 이러한 행동들이 범죄가 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해 피해는 더 늘어나고 있다. 피해학생은 24시간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또한 선생님과 부모의 시선이 미치기 어렵고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물리적인 학교폭력보다 더 큰 정신적인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사이버 불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카카오톡 등 채팅 화면을 캡처해서 증거를 확보한 다음 부모님·선생님과 상담하거나 학교폭력신고 상담센터 117, 스마트폰 어플 ‘117CHAT’ 등을 이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름방학 후 2학기가 시작되는 9~10월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3~4월만큼 학교폭력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부모와 주위 어른들이 세심한 관찰을 통해 학교폭력의 피해 징후가 있는지 수시로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아이를 대화 속으로 끌어들여 최근의 학교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관계 등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엄마, 아빠는 항상 내 편’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만 문제가 생길 때 스스로 털어놓을 수가 있다. 학교폭력은 아이들에 대한 작은 관심이 지속될 때 비로소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이다은 중부경찰서 경무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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