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자재 도난 빈발하고 있다”
“건축 자재 도난 빈발하고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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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도둑 열사람이 못 막는다’고 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건축업자들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충 칸막이 몇 개로 가려 놓는 정도의 보관 상태는 ‘도둑의 마음’을 자극할 뿐이다.

중구 성안동과 남구 삼산동 외곽지대 일원의 원룸 및 신축 건물 공사 현장에서 건축 자재 도난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수 백 만원 상당의 자재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도난 방지를 위해 감시 카메라 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수법도 대담해져 화물차를 이용한 ‘차떼기’ 절도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미리 설치해 놓은 냉, 난방 설비마저 떼 간다고 한다. 도난사실을 신고하면 경찰 조사에 응해야 하기 때문에 공기를 놓칠 우려가 있어 업자들끼리 쉬쉬 숨기고 있단다.

울산 건설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에서도 신 개발지역인 중구 성안동과 남구 삼산동 일부 지역은 개인 주택과 원룸 등 소규모 건축물 건설 경기가 꾸준히 살아 있었다. 소규모 주택이나 건물공사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이 지역의 건축업자는 자신이 직접 감독, 건축하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다. 특별한 지원이나 세제 혜택 없이 자기 자본으로 건축해서 매도하는 건축주들이 이번 도난 사건으로 인해 입는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건축 자재의 특성상 도난당한 뒤 타 지역의 건설 현장에서 사용돼 버리면 정확한 물증을 확보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가장 크다. 전문 분야인 만큼 연관 건설업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자들의 소행일 것으로 미뤄 봐서 범인 색출도 용이하지 못하다. 적은 자본으로 공사를 진척 시키다 보니 빨리 완공, 양도해야 자금 회전이 쉽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늘리는 것은 절대적 금기 사항이다. 신고를 기피 할 수밖에 없다. 경찰 출두 등 번거로움은 그렇다 치더라도 허비되는 시간 때문이다.

이래저래 소규모 건축주들 상당수가 앉아서 당하고도 뾰족한 대책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셈이다.

작년보다 평균 30% 이상 급등한 건축자재 값이 결국 문제다. 동절기란 계절적 요인도 한 몫하고 있다. 예상 분양 가격에 맞춰 공사를 진행해야 하다 보니 싼 값에 건축자재를 구입해야 할 필요가 생겼고 그런 수요는 불법적인 공급을 유발 시켰다.

업계 주변에 의하면 동일 분야 업자들이 장물인 것을 알고도 구입해 쓰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겨울철이기 때문에 모래 한 트럭분 비용이 평소의 1.5배가 되는 것도 도난요인 중 하나다. 구정을 앞두고 해당 분야 전문 절도범들이 허술한 건축자재 보관시설, 경비 상황을 잘 알고 ‘한탕 범죄’를 시작하는 징후로 볼 수 도 있다. 수사기관이나 시민들의 눈길이 비교적 적게 닿는 시 외곽지역에서 다량의 건축 자재 물을 쉽게 절취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 같다.

‘한 명 도둑 열사람이 못 막는다’고 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건축업자들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충 칸막이 몇 개로 가려 놓는 정도의 보관 상태는 ‘도둑의 마음’을 자극할 뿐이다. 대목을 앞두고 허술한 지역에서부터 시작되는 사소한 범죄를 사전 경계, 예방하는 것은 당연히 경찰의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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