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소확행’의 열매
2018년 7월, ‘소확행’의 열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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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한자말로 ‘小確幸’으로 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성세대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성공, 부자, 명예보다는 지속가능한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레드오션에 환멸을 느낀 결과일 수도 있다. 과감한 인식 변화로 비록 기피직종일지라도 블루오션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나 할까,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확대해서 전문성을 심화·강화하는 것이 소확행이라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강단에서 생활로, 법좌에서 실천으로, 입에서 발로 변해야 한다.

소확행은 옛날에도 있었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의 술이편(述而篇)에서 “나물밥 먹고 맹물 마시며 팔을 베고 자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다. 옳지 못한 부나 귀는 내게 있어서 뜬구름과 같다(飯疎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고 했다. 필자 역시 매일 아침 조류를 관찰·조사하면서 소확행을 만끽한다.

2018년 7월 태화강 ‘구 삼호교→오산→태화교’ 구간의 조류 조사 현황이다. 날마다 모두 31회 조사한 결과 12목(目) 26과(科) 40종(種) 15만 9천39마리가 관찰됐다. 삼호대숲에서 잠자고 아침에 먹이 터로 날아가는 백로과의 행동을 살폈더니 평균 해뜨기 33분 전에 먹이 터로 출근했다. 7월의 낮 최고기온 평균은 30.7℃이었다.

백로과의 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 등 7종이 관찰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다새목 가우지과 민물가마우지, 황새목 백로과 왜가리, 기러기목 오리과 흰빰검둥오리 등 총 15만 9천39마리가 집계됐다. 이들 중 우점종 백로과(15만 5천561마리)를 제외하면 1위 참새 584마리(19.4%), 2위 까치 577마리(19.2%), 3위 직박구리 435마리(14.5%), 4위 제비 379마리(12.6%), 5위 큰부리까마귀 239마리(7.9%) 순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철새인 제비가 5위 안에 들어 4위를 차지한 것이다. 흐린 날을 제외하고는 모두 높은 공중에서 관찰됐다. 공해도시의 누명에서 벗어나 대기의 질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다. 민물가마우지는 주로 겨울철에 많이 나타나는데도 7월에 출현한 것은 앞으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7월 태화강 ‘구 삼호교→해연→사군탄→낙안소→범서대교→구영교’ 구간의 조류 조사 현황이다. 매주 3회씩(월·수·금) 모두 13회에 걸쳐 1시간 30분(08:00-09:30)가량 걷거나 차를 타고 조사했다. 모두 10목 23과 35종 2천368마리로 집계됐다.

텃새인 참새가 우점종으로 나타났고 817마리(34.50%)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보통 ‘뱁새’라 부르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354마리(14.95%)로 2위, 흰빰검둥오리가 273마리(11.53%)로 3위, 직박구리가 181마리(7.64%)로 4위, 까치가 122마리(5.15%)로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제비는 아쉽게도 6위에 그쳤지만 102마리(4.31%)로 집계됐다. 특이한 생태현상은 태화강에 귀제비가 출현한 일이다. 관찰된 수가 비록 9마리(0.33%)에 그쳤으나 종의 다양성 면에서 볼 때 ‘건강한 자연환경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2019년 7월이 기대된다. 민물가마우지는 10마리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선암호수공원의 조류 조사 결과다. 매주 화요일 2시간(13:30-15:30)씩 총 5회, 약 4㎞에 걸쳐 점(點) 및 선(線) 조사를 실시했다. 모두 10목 20과 25종 1천249마리가 관찰됐다. 325마리(26.02%)인 참새가 1위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흰뺨검둥오리가 329마리(26.34%)로 2위였고 붉은머리오목눈이 169마리(13.53%), 직박구리 145마리(11.61%), 박새 57마리(4.56%)가 그 뒤를 이었다. 민물가마우지 5마리, 제비 13마리, 귀제비 12마리가 각각 관찰됐다.

특이한 현상은 선암호수공원에서 ‘학(鶴)의 사촌’이 관찰된 점이다. 학과 같은 두루미목(目)에 뜸부기과인 ‘쇠물닭’이 번식 장소로 선암호수공원을 택한 것이다. 올해 처음이 아니라 5년 이상 서식하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 언뜻 보면 황새, 백로, 왜가리가 두루미와 비슷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황새목 백로과 새들이다. 오히려 몸집은 작지만 뜸부기, 물닭, 쇠물닭은 모두 두루미목 뜸부기과 수조류로 습지를 서식지로 삼는 두루미와 같은 생태환경에서 살아가는 물새종이다.

각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울산에는 소확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다양하다. 그중 한 곳으로 여름철 ‘태화강 백로생태학교’와 겨울철 ‘떼까마귀 생태학교’를 권한다. 울산은 ‘학의 고장’이라는 학성(鶴城)을 별호로 사용할 만큼 습지가 발달된 고장이다. 태화강, 동천, 서천 등 강이 만든 하류의 넓은 습지 덕분이다. 습지는 염전, 논, 공업용지로 변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내일의 거창한 동남아여행 약속보다 오늘 부부가 아이들 손잡고 태화강변을 거닌 후 돼지국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얼굴에 주름살이 지도록 웃는 큰 웃음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아닐까?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모두 당장 실천에 나서자.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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