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항 청정바다, ‘제2 태화강 기적’으로
온산항 청정바다, ‘제2 태화강 기적’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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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항이 청정(淸淨)바다로 되살아난다.”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말이다. ‘태화강 기적’의 바통을 이어갈 ‘제2의 태화강 기적’을 떠올리게 하는 탓이다. 그러나 이 엄청난 프로젝트는 연상(聯想)작용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국비(국가예산)까지 확보된, 가시적 국가사업 대열에 오른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전국적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의 명칭은 ‘2019년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사업’이다.

울산시는 29일, 이 사업 대상에 온산항이 우선사업대상지 1위 즉 우선순위 1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국 후보지는 온산항·구룡포항·마산항·목포항·삼척항 등 모두 5개 항이다.) 시는 이 사업의 추진기간을 5년간(2019∼2024)으로 잡고 첫해인 내년에는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을 위한 ‘실시설계 예산’ 1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쏟아 부을 국비는 299억원, 온산항에서 준설 공사로 치워낼 해양오염퇴적물은 16만5천830㎥에 달한다.

온산항이 ‘우선순위 1위’로 선정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시에 따르면 온산항은 해양수산부가 1982년에 지정한 ‘특별관리 해역’이지만 바닷물(海水)의 순환이 잘 안 되는 ‘반(半)폐쇄성 해역’이어서 오랫동안 육상에서 밀려들어온 오염물질이 바다에 쌓여 정화·복원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시는 온산항 바다쓰레기 정화·복원의 시급성을 해수부에 꾸준히 강조해 왔고, 지난 3월 마침내 응답을 받아냈다.

어찌 보면 역대 시장들의 릴레이식 건의가 중앙정부를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일까, 시중에서 송철호 시장은 ‘복 많은 시장’으로도 통한다. 온산항 사업에 앞서 2014년에는 방어진항에서 같은 이름의 사업이 완료됐고, 이듬해인 2015년에는 장생포항에서 같은 이름의 사업이 시작돼 내년이면 완료된다. 하지만 직전 김기현 시장은 이 사업에 따른 정치적 실익을 별로 못 본 시장이란 소리를 듣는다. 사실 심완구 전 시장은 SK 울산콤플렉스가 지어 시민들에게 선사한 울산대공원의 득을 나름대로 보았고, 그 뒤를 이은 박맹우 전 시장은 태화강의 정화·복원에 전력투구한 끝에 ‘태화강 기적을 이룬 시장’이란 연상 효과를 지금도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시장만큼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동정론이 우세한 편이다.

여하간 온산항 ‘바다쓰레기 정화→바다 복원’ 사업은 기대효과가 대단할 수도 있다. ‘청정바다’가 주는 연동(聯動)효과가 ‘힐링’에서 ‘관광’, ‘어획’에 이르기까지 실로 엄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쇠는, 모처럼 공들여 발굴해낸 값진 보석을 보석디자이너가 어떻게 미세한 세공 기술을 발휘해 부가가치가 큰 신상품으로 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 작업의 도구를 송철호 정부가 쥐고 있다. ‘송철호’ 하면 ‘청정바다’가 연상되게끔 솜씨를 뽐냈으면 한다. 온산항을 청정바다로 되살려 ‘제2의 태화강 기적’을 일으켜 달라는 시민적 염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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