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었다 한마디에 19년을 버텼죠”
“잘 먹었다 한마디에 19년을 버텼죠”
  • 김기열 기자
  • 승인 2008.12.3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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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구내식당 지순자씨 ‘아름다운 퇴임’ 공로패 전달
▲ 19년 동안 중구청 직원 점심밥장 차려 온 구내식당 직원 지순자씨의 정년퇴임식이 30일 중구청장실에서 열렸다. 공로패를 받은 지순자씨가 조용수 구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년 동안이나 울산 중구청 직원들의 점심 밥상을 차려온 구내식당 아주머니의 아름다운 정년퇴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용수 울산 중구청장은 30일 구청장실에서 정념 퇴임하는 구내식당 직원 지순자(60)씨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공로패를 전달했다.

지씨가 울산 중구청 직원들의 점심밥을 책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 10월 20일 중구 학산동에 있던 중구청이 중구 복산2동 현재의 청사로 옮겨와 새로 개청하면서부터다.

올해 정년퇴임하기까지 무려 19년 동안이나 중구청 직원들의 점심 밥상을 챙겨 온 셈이다.

지씨는 이날 눈시울이 붉어진 채 정들었던 중구청 직원들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

한 직원은 “점심때가 지나서 오면 바쁜 와중에도 라면을 끓여주실 정도로 인정이 많으신 분인데 퇴임을 하게 돼 많이 섭섭하다”며 이별의 아쉬움을 밝혔다.

스무 살에 부산에서 울산으로 시집온 뒤 지씨는 자녀들이 자라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가 중구청 직원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지씨는 “초창기시절 1주일에 50포기씩 김치를 담글 때는 식당일이 너무 힘들었지만 밥을 맛있게 먹은 뒤 ‘잘 먹었다’ ‘맛있었다’며 한마디씩 따뜻한 말을 건네는 직원들로 인해 그동안을 견뎌 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19년 동안이나 음식을 만들다보니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눈감고도 만들 수 있는 달인이지만 지씨는 그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요리로 ‘돼지두루치기’와 ‘죽 요리’를 꼽았다.

요리 솜씨로 봤을 땐 음식점을 차릴 법도 하지만 지씨는 또 다시 일을 찾아 나서겠다며 청춘을 과시했다.

지씨는 “이제 겨우 60인데 음식점 차리기 보다는 새로운 일을 다시 찾아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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