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전력, 우리네 평범했던 일상
폭염과 전력, 우리네 평범했던 일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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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숨을 쉴 수조차 없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옛날 선풍기와 부채만으로도 충분했던 여름이 에어컨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이상고온이 계속되다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전력수요, 전력예비율 기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기사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전력수요 예측 실패’일 것이다. 앞서 정부는 8월 둘째 주나 셋째 주에 전력수요가 최대예측치인 8천830만k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른 폭염으로 전력수요 급증 시기가 앞당겨졌다. 전력예비율은 정상이고 아직은 문제가 없다지만 폭염으로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전력수요는 매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당시 최대전력수요를 2030년 1억50만kW로 전망했다. 이는 7차 계획 대비 1천130만kW나 감소한 것으로, 정부가 이상기온 등 전력수요 급증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수요를 억지로 낮춰 잡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부는 1년에 몇 번 안 되는 최대전력수요만을 위해 발전소를 너무 많이 짓는 것은 비경제적이라는 논리를 펴지만 최대전력수요 예측 실패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정전으로 훨씬 큰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충분한 예비전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특히 울산은 하루 종일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 및 자동차 산업 단지가 있고 필자와 같은 자영업자도 식료품 보관 등을 위한 냉장고와 에어컨 사용 등으로 끊임없이 전기가 필요하다. 지난 2011년 12월 울산 석유화학단지 정전 사례만 해도 단 16분간 정전으로 피해가 무려 300여억원에 이른 바 있다. 만약 2011년 9월의 순환정전 때처럼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다면 울산 경제는 타격이 더 클 것이다.

이처럼 충분한 전력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울산의 외부전력 의존율은 갈수록 늘어나 2027년에는 70%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비록 전력은 다른 곳에서 받아올 수 있다지만 송전 비용이 만만찮은 탓에 전기는 가까이에서 생산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울산 전력상황의 이런 악조건들은 울산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런 만큼 충분한 전력 확보를 위한 발전소 건설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다면 지진과 해일에도 끄떡없이 안전하고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환경친화적 발전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답은 ‘천연가스 발전소’라고 생각한다. 흔히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떠올리지만, 기후에 따른 발전량 변동과 불확실성으로 지속적인 전력공급은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하지만 공장 가동 등 큰 수요를 감당하려면 대용량 발전소의 건설 또한 필요하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다른 연료보다 현격히 적은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하면 이상기온으로 힘들어하는 울산시민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이다. 가까운 경주, 포항에서 지진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강한 지진에도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고도의 내진성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조선 산업의 불황과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울산 경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폭염과 달리 소비심리는 얼어붙어 지역 상권도 갈수록 붕괴되고 있다. 필자도 오랜 시간 자영업을 해왔지만, 이런 불황은 처음이다. 1조원 이상 투자되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면 고용유발효과, 생산유발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환경논리와 경제논리로 발전소 건설에 의문을 표하고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는 경제효과와 환경설비 구축 등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다. 이 같은 경제유발효과가 필자와 같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회사원 등 일반시민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다시 예전의 울산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하고 웃을 수 있는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정미희 자영업/주부·울산광역시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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