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난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재개 '기싸움'
휴가 끝난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재개 '기싸움'
  • 이상길
  • 승인 2018.08.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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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재개 일정 못잡아 협상 장기화 우려주요 사업장 대부분 타결… 압박감 증폭

긴 여름휴가가 끝났지만 현대중공업 노사가 아직 교섭재개 일정을 잡지 못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휴가 직전 협상에서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협상재개를 놓고 노사 간에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어 올해도 협상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보름여 동안의 긴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 13일 일터로 복귀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미포조선, 건설플랜트 등 지역 주요 사업장들이 올해 노사협상을 휴가 전 조기 타결을 달성하면서 이제 노동계의 이목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으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휴가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현대중공업 노사는 아직 교섭 재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강성 성향의 노조로 바뀐 후인 2014년부터 매년 협상이 장기화돼 왔지만 여름휴가 후 교섭재개는 곧 바로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노사 어느 쪽도 상대방 측에 협상재개 요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노사 관계자들은 “휴가 직전 열린 협상에서 노사 간에 고성이 오갈 정도로 험악했다”며 “그로 인해 휴가가 끝났지만 협상재개를 놓고 노사 간에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사 간에 고성이 오갔던 교섭은 지난달 24일 열린 21차 교섭이었다.

당시 노사 양측은 여름휴가 전 타결을 이루기 위해 서로 한걸음씩 물러나 수정요구안을 번갈아가며 제시하던 상황이었다. 이날 교섭에서는 지난달 19일 회사가 제시한 수정요구안에 대해 노조 측 교섭위원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고성을 질렀고, 이에 사측 교섭위원들이 협상장을 빠져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이틀 뒤인 26일 22차 교섭이 열렸지만 사측 교섭위원들은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역 한 노사전문가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부터 계속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거의 매년 해를 넘겨서 타결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석 전 타결까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휴가 이후 협상재개도 못하고 있어 올해도 협상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플랜트까지 불황을 감안해 모두 조기에 타결을 이룩한 만큼 현대중공업 노사도 조속한 타결을 통해 불황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노조는 휴가 전 협상에서 △기본급 7만3천373원 인상 △성과급 지급기준 확정 △고용안정협약서 작성 △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등을 골자로 한 수정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사측도 △해양 유휴인력 무급휴직 실시 △성과금 관련해 노사 간 새로운 성과금 산출기준 마련 등을 골자로 한 수정요구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양 측 모두 상대방 수정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휴가 전인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나흘 연속 전면 파업을 벌였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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