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군민들을 위해 만든 첫 도심 물놀이장이 주민 반발로 개장을 연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물놀이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주차 문제를 해결하라고 울주군에 요구하면서 여름이 다 지난 9월께나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13일 찾은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가온공원 물놀이장은 시험 가동 중이었다. 물놀이장은 34도를 웃도는 더위를 잊게 해주듯 시원한 물줄기가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왔다.
물놀이장 공사 관계자는 “수질검사도 끝냈고 시설 점검차 시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가온공원 물놀이장은 규모는 2천300여㎡로 울주군 내 생긴 첫 도심 물놀이장이다.
울주군은 15억원을 들여 놀이기구와 화장실, 탈의실 등을 조성했다. 물놀이장은 지난 10일 개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소음과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개장이 9월로 연기됐다.
가온공원 물놀이장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인접해 있다. 이런 탓에 물놀이장이 개장하면 소음으로 생활에 불편을 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또 주차장이 없어 인근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 문제를 꼭 해결해달라는 의견을 울주군에 전달했다.
이에 울주군은 난감한 입장이다.
주민들은 꾸준히 ‘울주군 내 도심 물놀이장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다. 민원 제기 때마다 울주군은 주차공간 부족과 주택가 소음 발생 등을 이유로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놔도 군민들의 민원은 수년째 지속됐다.
결국 울주군은 지역 내 어린이공원을 조사한 결과 가온공원이 주택과 거리가 30m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돼 최적지로 정하고 도심 물놀이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이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은데다 이를 이용할 어린이들도 많을 거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울주군은 주민들의 요구로 물놀이공원을 조성했는데, 또 다시 소음 우려 민원 등이 발생해 이를 해결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울주군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물놀이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소음 등의 민원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고라 등을 설치해 소음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주차의 경우 임시 주차장 부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주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로 정하는 등 민원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민원을 제기한 아파트 주민과 협의를 거쳐 이달 내에 물놀이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갈등의 소지는 높다.
물놀이장이 버젓이 있는데도 이용하지 못하는데 따르는 민원과 개장 후 물놀이장 이용으로 인한 인근 주민 민원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님비(NIMBY) 현상(내 집 앞에는 안 된다)에 발목 잡힌 셈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민원발생이 최소화 되도록 조치를 취한 뒤 이달내에 정식 개장할 계획”이라며 “폭염이 계속된다면 다음달(9월) 중순까지는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