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서 손쉽게 ‘인공광합성’
물 속에서 손쉽게 ‘인공광합성’
  • 강귀일
  • 승인 2018.08.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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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블록처럼 촉매 쌓아 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UNIST 연구진이 레고 블록처럼 촉매를 쌓아올려 인공광합성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원료 생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류정기 교수 연구팀은 ‘다층박막적층(Lay er-by-Layer) 기법’을 이용해 물속에서 인공광합성용 촉매를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방법은 저렴한 촉매를 이용하는데다 공정 방식이 간단하고, 전극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광합성은 자연계의 광합성 시스템을 모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수소, 탄소화합물 등 친환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태양광, 전해액, 반도체 광전극의 세 요소만 있으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이용할 수 있어 자연 친화적이며, 가까운 미래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가져 세계 각국의 정부 및 연구자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인공광합성에 대한 연구는 크게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물 분해 반응’과 이산화탄소를 합성연료로 전환하는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의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의 중요 관심사 중 하나는 반응의 효율, 선택성 및 안정성의 향상을 위한 ‘광전극 물질’ 개선이다.

기술의 높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반응 효율이 낮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광전극 위에 양의 전하를 띠는 물질과 음의 전하를 띠는 물질을 서로 순서대로 쌓는 다층박막적층 기법의 접목을 시도했다.

이 기법은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듯 물질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쌓이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진은 상온의 물에 양의 전하를 갖는 고분자 물질 ‘폴리에틸렌이민(PEI)’과 음의 전하를 갖는 저렴한 물 분해 촉매 ‘폴리옥소메탈레이트(POM)’를 각각 녹였다. 이후 광전극을 각 물질이 녹아있는 수조에 번갈아 담그며 촉매를 쌓았다. 각 수조에 5분 정도 담그면 전극에 물질이 접착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형성된 촉매 다중층(Catalytic Multilayer)은 광전극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산소 생성을 위한 광양극(BiVO₄)에 10개 층, 수소 생성을 위한 광음극(Cu₂O)에 15개 층의 촉매를 쌓아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들 전극은 촉매가 없는 광전극에 비해 효율이 약 10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촉매와 그 두께를 찾아 인공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류정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층 형성법은 촉매의 종류나 양을 원하는 형태와 두께로 쉽고 간편하게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물에 담그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에 진공장비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던 전극 손상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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