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화장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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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딸이 친구들이랑 SNS 채팅을 하는데 여러명이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내며 “오늘 애들이랑 한잔 했어”라고 자랑을 하더라는 것이다.

깜짝 놀라서 핸드폰을 빼앗아 사진을 다시 크게 키워 확인하고는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다고 한다.

“왜 그래! 화장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술 주는 횟집 있어.”

어르신들이 운영하다 보니 화장만 하면 확인절차라고 할 게 없어서 입시 족보처럼 선배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알만한 아이들은 다 아는 전설같은 곳이라고 했다.

사진을 아무리 자세히 봐도 그 자리에 어른은 없었다. 아이들 넷이 입술만 빨갛게 칠해 앉아있구만 어떻게 술을 줄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하니 딸이 극구 말렸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불쌍하지도 않냐면서 전설같은 곳이 자기 때문에 사라지면 곤란해질 거라고 난리를 치니 차마 신고는 못하겠고 어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본다.

과연 어르신이라 분별력이 약해서 술을 줬겠는가. 아이든 어른이든 많이 팔면 그만이라는 장사치의 마음이 아니었을지 참 씁쓸하다.

울주군 범서읍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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