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에게 던진 장미꽃
피의자에게 던진 장미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0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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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사건의 공모혐의로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6일 소환돼 조사를 받은데 이어 9일 또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지사 지지자들은 1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장미꽃을 던지며 환호했고 김 지사 역시 손을 흔들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장미꽃과 가시, 이제는 어떤 길을 가더라도 늘 조심하고 경계하며 걸어가라는 뜻인 것 같다. 가시밭길 위에 놓인 장미꽃, 그 꽃에 담아주신 마음들 가슴에 꼭 새겨두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했을 때 응원의 의미로 장미꽃을 던져준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반대론자들은 김 지사의 여유 있는 모습에서 피의자의 신분인데 지나치게 뻔뻔하다고 질타한다. 물론 피의자 신분이지만 범죄자로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게 자유롭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게 피의자 신분이다.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꽃은 장미라고 한다. 아름다운 꽃이라면 우선 떠올리는 것이 장미다. 사랑을 고백할 때도 생일 선물에도 장미꽃이라면 항상 여심(女心)을 쉽게 녹인다.

꽃색마다 담겨져 있는 의미가 다른 장미는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꽃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장미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다. 신화속의 비너스 여신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랑’ 이야기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꽃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여자에게는 가시가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왜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것일까?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어느 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하려는 순간 벌이 나와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인 비너스는 많은 벌들의 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버렸는데, 이것이 장미 가시로 되었다고 한다.

외면은 화려하지만, 가시와 같은 사람이 있다. 누가 봐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가졌어도 몸에 가시가 있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안아줄 수 없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특검에 소환됐던 김 지사를 두고 페이스 북을 통해 “아직도 자신들이 군부독재정권에 저항하는 투사인 줄 착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이 시대착오적인 운동권 세력들이 나라의 곳곳에 최고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으니 이 일을 어쩌겠나. 우리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라고 보탰다.

9일 2차 소환에서도 김 지사는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고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지자들이 던져준 장미꽃의 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 지사는 특검을 향해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옳은 소리다. 특검도 진실해야 하고 김 지사도 진실해야 한다. 당초부터 모두가 진실했다면 이 같은 특검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미꽃과 가시, 어느 길이든 조심하겠다는 말은 지금까지 김 지사가 조심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가.

장미에 가시가 있는 것은 해충이 줄기를 타고 올라와 꽃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장미의 가시를 제거하지 않고 꽃을 던져준 김 지사 지지자들은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이주복 편집이사 겸 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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