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 증권사 영업점 등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은행연합회 측의 이 같은 방침은 많은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회측에겐 적절할지 모르지만 고객에겐 부당하기 때문이다.
은행영업시간이 당겨지게 되면 은행영업시간 외 ATM(현금자동지급기)기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수수료 부담이 가중돼 영업시간 외 ATM기기 이용 수수료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합회의 방안대로라면 은행의 문 닫는 시간이 30분 빨라져 오후에 금융거래를 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영업시간 외에 부과되는 각종 수수료 부담도 지금보다 커지게 된다.
현재 시중 각 은행들의 영업시간 외 타행 인출(현금·수표) 수수료는 적게는 900원부터 많게는 1천200원까지 부과되고 있다.
또 같은 은행에서 인출하더라도 영업시간이 아닐 경우 대부분 500원에서 600원까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연합회 측이 방침 확정에 앞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수료 책정 기준 개편안과 ATM기 확대 설치 등 시민들의 요구는 다양하다.
단순히 예고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슴에 와 닿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남구 신정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지인(知人)은 “오후에 거래가 많아 현행 4시30분까지의 마감시간도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 연장도 아닌 앞당기기 운영을 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고객들의 수수료를 더 챙기려는 속셈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무작정 시간 변경만 통보하면 고객들은 따라 가기만 해야 하냐”고 말했다.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시간 변동이 없으니 이같은 시간 변경에 대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불황으로 인해 10원 한푼이 아쉬운 은행 이용객들의 불만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은행권이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객들의 입장을 한번 바꿔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지혜를 외면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 김규신 기자 편집국 정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