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복막투석을 위하여
성공적인 복막투석을 위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2.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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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 환자의 치료 선택은 보통 둘 중 하나이다. 혈액투석 아니면 복막투석. 이보다 나은 방법으로 신장이식이 있지만 원하는 때, 그리고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2007년 말 대한 신장학회 통계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말기신부전으로 신대체 요법 치료를 받는 사람은 총 48,675명이고, 이중 혈액투석이 30,907명(63%), 복막투석이 7,649명(16%), 그리고 신장이식 환자가 10,119명(21%)라고 한다.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막투석의 대부분은 수도권 주위에 몰려 있고 아직 지방 도시에서는 복막투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거나 부정적인 편이다.

복막투석은 때마다 병원에서 와서 4시간씩 기계에 매달리는 치료가 아니고 집에서 혼자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하루에 3~4번 투석액을 배꼽 아래 삽입된 투석 도관을 통해 복강 안에 넣었다 배출하는 게 전부이다. 사회 활동이 왕성하거나 낮에 직장에 다니느라 시간을 맞추기 어려우면 야간에 수면 시간을 이용해 자동으로 투석액 교환이 되는 싸이클러를 대여하면 된다. 반대로 중풍 후유증이나 관절염이 심해 혼자 거동이 힘들어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일주일에 세 번 병원에 다닐 수 없는 경우에도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복막투석 환자는 혈액투석에 비해 오랫동안 정상적인 소변양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요독이 갑자기 쌓이지도 않기 때문에 비교적 식사 제한이 적고 고칼륨혈증에 의한 심장마비와 같은 치명적인 요독 합병증은 드문 편이다. 혈액투석이 4시간 동안 계속해서 분당 250-300 cc 가량 혈액을 몸 밖으로 끌어냄으로 인해 도중에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다리 근육 경직이 일어나고 귀가시 어지럽고 피곤한 등의 증상이 따를 수 있는 반면 복막투석에서는 이런 부작용은 드물기 때문에 심부전이 심하거나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당뇨병 환자나 노인 환자에게 적극 추천된다. 외부로 혈액 노출이 없으므로 빈혈도 덜 생기고 간염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의 전파 위험도 낮다. 멀리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 날짜 수만큼 투석액을 싣고 가거나 길어질 경우 해당 투석회사에 미리 연락해서 배송지를 변경시키기만 하면 된다.

처음 복막투석을 시작할 때 교육 받은 대로 투석액 교환시 손 씻기, 도관 출구 소독, 공중 목욕탕 입욕 금지 등과 같은 기본 원칙에 충실한다면 오랜 시간 건강한 복막투석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해가 갈수록 긴장감이 줄어들어 대충대충 하다보면 복막염이 생겨 고생을 하게 되고 또 복막염이 반복되면 복막 기능이 나빠져 수분 제거가 잘 안 되어 혈액투석으로 전환하게 되는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의견은 복막투석은 본인의 건강에 관심도 있고 치료 의지도 있고 기본적인 책임감만 가진 경우라면 최고의 옵션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경제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본인의 주장을 펼치며 원하는 문화 혜택들을 누리면서 밝고 활기차게 생활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이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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