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지난 과거 그리고 미래
4차 산업혁명과 지난 과거 그리고 미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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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함께 다가올 미래에 대해 학자들은 다양한 추측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 산업, 트렌드를 전망하고, 기업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의 10여년을 책임질 상품이며 기업의 생존의 문제와 연계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짚고 넘어갈 부분으로 미래의 새로운 기술이 과거의 어떤 기술의 연속선상에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연적 절차이다. 쉽게 말해, 빅데이터의 경우, 과거의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기반으로 통계, 수학, SW공학 등의 다양한 학문과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기술이 기초부터 응용까지 얼마나 확보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이러한 분석 능력과 데이터 처리 기술을 겸비한 과거의 인력이 있는지도 살펴본다. 그리고 데이터 처리 기술을 살펴본 다음 하드웨어가 얼마나 뒷받침되고 새로운 제품과의 호환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연적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것, 미래의 다양성만 생각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혁신 속에는 과거 모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더 많다.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준비를 잘해 오고 있었는지, 얼마나 기초를 잘 다져 왔는지에 대해 공통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과거의 것을 무시하고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3차 산업혁명을 잇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인력, 트렌드는 당연히 과거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고, 자연스레 서로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것을 연계시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못지않게 과거의 잘못이나 오류, 버려야할 인습들을 잘 걸러내고 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면 과거의 잘못된 오류도 버려야 하지만 과거의 좋은 것도 가끔씩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어느 휴일, TV에서 어느 명사가 한 말 가운데 필자가 잊을 수 없는 대목이 있었다. ‘아이를 다그치지 말라. 당신의 과거 모습이다, 노인을 무시하지 마라. 당신의 미래 모습이다.’라는 말이었다. 그 뒤로는 4차 산업혁명을 공부하고 조금 더 알아보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도 과거의 기술, 인재, 모습을 무시하지는 않았나 하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예전의 것은 최신 기술에 못 따라와!’, ‘저분은 요즘 트렌드가 뭔지 알고 저러냐!’라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부합되지 않으면 무시하거나 내려다보는 태도들이 필자를 다시 흠칫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미래는 과거의 시행착오 속에 개선된 방향들이라는 것을 한동안 잊고 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강의나 강연 후에 받는 질문 중에 자주 나오는 질문의 하나는 ‘미래는 어떻게 변하나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면 되나요?’라는 식의 질문이다. 물론 급변하는 미래는 다들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두려움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급변하는 기술 속에 우리 생활도 급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일 줄 아는 너그러움이 필요하고 기다림도 필요하다‘는 답을 준다. 어떻게 보면 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이상 이상적인 답을 찾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를 개선하고 미래를 새롭게 여는 혁신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조건도 갖고 있다. 그 기술들은 새로운 기술을 열어가는 열쇠이자 디딤돌이었음을 다시 한 번 숙지해야할 것이다.

우리 인생도 그와 같을 것이다. 비록 지금의 내 모습은 그 누구보다 잘 났고, 다양한 경험까지 갖추어 제대로 대접받기를 원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지도하고 있다고 자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식들의 착오는 본인의 과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삶의 경험과 지식이 모두인 것처럼 상대방의 실수나 어리석음을 무시하고 있지 않은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재영 울산발전연구원 산업경제팀·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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