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과 ‘보신탕’ 논쟁
삼복(三伏)과 ‘보신탕’ 논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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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금요일은 중복(中伏)이다. ‘삼복 무더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복날은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 시기다. 복날이면 올해 여름도 건강하게 보내자는 의미로 삼삼오오 모여 보양식 집을 향하는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삼복에 대해 보양식을 챙겨먹는 무더운 날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삼복의 정확한 유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복(三伏)’이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킨다. 복날 주기는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스무날이 걸린다. 삼복은 “일 년 중 무더위가 가장 극심한 시기로 가을 기운이 땅으로 내려오다가 이 기간 동안에는 더위 앞에 잠깐 엎드려 있게 된다”고 하여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복날이라 했다고 한다.

삼복의 유래는 중국 진나라에서 시작됐다. 당시 중국에서는 인간을 괴롭히는 벌레들을 물리치기 위한 주술행위로 개를 잡았다. 보신탕의 시초가 아닌가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처럼 복(伏)날이 다가오면 더위로 인해 전신의 나른함과 의욕상실 및 식욕저하 현상 등을 느끼게 되어 충분한 단백질과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보양식을 찾게 된다. 삼복더위를 이기는 음식은 삼계탕, 보신탕, 콩국수, 육개장 등으로 다양하다.

오래 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뜨거운 음식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데워 신체의 온도와 바깥의 온도를 맞추고자 했다. 전통적으로 복날에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이 접근이 용이한 ‘삼계탕’이다. 하지만 복날이면 아주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 논쟁이 하나 있다. 바로 영양탕, 사철탕, 보양탕 등으로 불리는 ‘보신탕’ 논쟁이다. 이는 우리나라 내에서만이 아니라 동서양 문화적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은 보신탕을 즐겨먹는다. 특히 여름 복날이면 보신탕집은 손님이 미어터진다. 이런 개고기 논쟁을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입으로 옮겨 온 것은 서양의 문화가 활발하게 국내에 들어오던 70년대부터였다. 서양인들의 눈에는 개를 잡아먹는 동양의 음식문화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었던 ‘어느 수의사의 양심고백’을 접하곤 필자는 발길을 끊었다. 더러운 ‘환견(患犬)’들이 ‘식용’으로 둔갑한 것을 생각한다면 아찔하다. 이런 환견들은 오랜 기간 온갖 종류의 항생물질로 치료했던 터라 바로 ‘독약’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음식을 보양식으로 먹었으니 그들은 암에 걸리고 고혈압, 중풍에 걸리고 당뇨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 개 도축이 양성화되어 있다 하더라도 불법도축이라는 한계가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 받지 못한 채 불결한 환경에서 도축되고 유통된다는 것도 부담이다.

근래에는 처음부터 식용으로 길러진 개들보다는, 일반 가정견 혹은 애완견이 각종 감염성 질환으로 버려지거나, 동물병원에서 사후 폐기되는 불결한 개들이 도축장으로 모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개를 깨끗하게 화장시키는 것은 오히려 ‘불법(?)’이며, 죽은 개는 쓰레기로 처리하는 것이 관련 법규라니 시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불결하고 안전상 위험한 방법으로 육류를 대량 유통시키는 예는 OECD국가 중 우리나라 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개가 보신음식이었던 이유 중에는 ‘티아민 효과’도 있다. 우리 조상들은 지혜로웠다. 필자 생각이지만 집을 지키는 개는 ‘견(犬)’으로, 식용은 ‘구(狗)’로 호칭한 듯 보인다. 과거, 선인들이 개고기를 먹고 신체적 활력을 찾았던 이유가 모자란 영양소 보충에 있었다면 오늘날 개고기를 먹고 생긴 활력은 바로 고기와 그 육수에 배인 각종 저급 항생제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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