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가 우리에게 주는 눈물의 의미
양파가 우리에게 주는 눈물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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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인 ‘볼타나번’은 양파를 썰면 세포에 따로 분리되어 있던 최루성 전구체(前驅體) 물질과 효소가 반응해서 ‘프로페네슬펜산(propenesulfenic acid)’이 만들어져 눈물이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양파가 왜 울면서도 먹어야 하는 채소인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왜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채소가 되었는지? 양파의 효능을 살펴본다.

먼저 1999년 스위스 베른대학 자료에 의하면 양파는 여성호르몬의 결핍, 생활습관, 약물 등으로 생긴 골다공증에 대한 작용에서 미네랄의 양과 밀도를 증가시켰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양파의 기능은 혈액순환 개선을 통한 고혈압·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다. 양파 속의 항응고 물질은 혈전의 생성을 막아서 혈액이 끈적거리지 않게 하는, 즉 혈액 관련 순환기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황금희 등은 혈장 내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은 성인남자 17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양파 농축액을 먹게 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은 15.0%, 중성지방은 무려 31.2%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양파 겉껍질에 많은 퀘르세틴(quercetin)은 항산화 작용을 일으켜 혈관 벽의 손상을 막고, 피하지방의 세포분화를 억제하며 나쁜 콜레스테롤(LDL) 농도를 감소시킨다. 아릴설파이드(arylsulfide)는 지방합성 효소를 억제하여 고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또한 양파의 껍질에 많은 폴리페놀 성분은 니코틴을 해독하고, 유황 성분은 체내에 쌓인 수은 등 중금속 배출에 관여한다. 양파의 섬유소는 장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해소하고, 칼슘과 이유화(二硫化)프로필 성분은 신경을 안정시켜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한편 양파 속의 황화합물은 체내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양파에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어 피부 노화를 막고 주름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양파의 항균, 항암, 해독 작용 등 다양한 약리효과들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그 중 알린(Alliin)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은 식중독 원인인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그리고 습진이나 무좀의 원인이 되는 곰팡이 피부질환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양파에 있는 비타민A는 정자 생산에 이용되고 비타민B는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왕성하게 하여 강장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양파의 글루타티온(glutathione)은 눈의 각막이나 수정체가 흐려져 나타나는 백내장 등 각종 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양파의 또 다른 효능으로 항 알레르기, 기억력 증대와 치매 및 전립선염 예방 등 다양한 효능들도 보고되고 있다.

2012년 헤럴드경제를 보면 스위스에서는 양파즙에 꿀을 섞어 만든 ‘허니 어니언(honey onion)’, 핀란드에서는 다진 양파를 우유와 함께 끓여내는 ‘양파우유’가 감기 예방 음식으로 이용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양파의 유화아릴(硫化aryl) 성분이 혈액순환을 활성화시켜 발한, 해열 작용을 하여 감기, 특히 코감기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식품이 양파라는 것은 위의 여러 가지 예시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35% 늘어났고, 이로 인해 가격은 12.6%나 떨어져 생산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울산에서도 온산과 청량 지역에 29개 농가가 51ha의 밭에 양파를 집단으로 재배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가격이 저렴할 때 생양파는 물론이고 장아찌, 초절임, 김치, 즙, 발효액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손쉽게 즐겨 먹을 수 있는 것이 양파이다. 과거의 양파 먹기 운동과 같이 남을 돕는다는 생각은 바꾸자. 내 몸을 위하여 이 좋은 양파를 하루 1알 이상 먹어야지 결심하고 실행에 옮겨 보자. 그러면 신기하게도 양파의 매운 눈물이 우리 모두가 흘리는 건강한 기쁨의 눈물이 될 것이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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