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지원’에도 눈길 준 현대차 노사
‘협력사 지원’에도 눈길 준 현대차 노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2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국민들 앞에 ‘선한 목자’의 이미지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전국 언론매체들도 저마다 지면을 할애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21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단협에 잠정 합의한 사실을 두고 건네는 칭찬이다.

현대차 노사가 칭찬을 듣는 것은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실로 8년 만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 내용이 전례 없이 선하고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경향신문은 큰 제목을 <상생 택한 현대차 노사, 협력사에 500억 쓴다>라고 달았다. <사회양극화 해소 첫 합의 주목/ 노조가 임금 인상률 ‘양보’ 제안/ 사측 ‘투명거래·동반성장’ 선언>이란 작은 제목들도 시선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회양극화 해소’란 현대차 노사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2·3차 부품협력사에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지원키로 한 사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신문은 19일 입수한 ‘사회양극화 해소 특별합의서’ 내용이라며 노사가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천억 규모의 투자자금을 시중금리보다 2% 낮은 저금리로 지원하는 대출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협력사가 요청하면 생산기술·품질개선 노하우를 전해주고 경영진단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는 소식을 곁들였고, 노조가 지난해 7.18%였던 임금(기본급) 인상률을 올해는 5.3%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는 소식도 같이 전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어떤 배경 하에 이처럼 획기적인 합의서에 서명했을까? 차제에 노사 양측 대표의 면면, 특히 노조 대표의 사람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고 서명한 대표는 사측 하언태 부사장(공장장)과 노측 하부영 노조위원장이다. 특히 하부영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건전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시각과 협력사 및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배려지심이 남다른 인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현대차 노사 양측은 대단한 행운을 잡았다고 볼 수도 있다.

잠정합의안은 말 그대로 잠정적으로 합의한 안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더 높은 장벽이 가로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장벽은 전체 노조원의 찬반 의사이고 그 높이를 최저한으로 낮추는 일은 노사 대표단의 몫이다. 여하간 노사 양측이 어렵사리 마련한 2018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많은 국민들이, 울산시민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다수 국민과 시민들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의 장벽을 무난히 뛰어넘어 현대차 노사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길 바랄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시민적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분명히 내려줄 것이라고 확신해마지 않는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