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도 생태관광의 성공모델을 향해 도약할 때
주민주도 생태관광의 성공모델을 향해 도약할 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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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관광은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서 자연자산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통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을 말한다. 단순히 자연자원을 소비하는 관광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생산적인 관광을 생태관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수한 자연자원이 있어야 한다. 울산은 산, 강, 바다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다. 산악관광으로 유명한 영남알프스, 국가정원을 바라보는 생태하천 태화강 그리고 간절곶, 주전, 강동 등 해안 관광자원까지 생태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태화강은 생태하천 복원 이후 철새(백로, 떼까마귀)와 회귀성 어류(연어, 황어, 은어) 그리고 수달 등 멸종위기종까지 서식하고 있어 자연체험형 생태관광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생태자원이 있다 해도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하지 않는다면 생태관광이 아니다. 자연자원을 생산적인 관광으로 이끌 주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럼 생태관광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지자체? 지역의 생태관광협회? 아니다. 생태관광은 주민주도의 사업이 되어야 한다. 생태관광도 관광이다.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의 사업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리스크가 따른다. 환경보전보다 눈앞의 이익을 우선하는 소모적인 관광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태관광은 민간 사업자라는 불특정 경영자가 아니라 환경보전 의식이 높고 애향심이 큰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생태관광이 주민 주도의 사업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생태관광으로 발생한 이익(소득)의 공정한 배분 때문이다. 생태관광과 이익 배분이 무슨 연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자연자원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다. 생태관광을 통해 창출된 이익은 되도록 지역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또 수익 창출은 고용기회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익의 공정한 배분은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원동력이 된다. 자연자원에서 얻어지는 이익의 공정한 배분을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의 주요 목적으로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민(공동체, 협의체, 마을기업 등) 주도의 생태관광 성공모델을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의 강한 공감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주민은 자연자원과 생태관광에 대한 이해, 경험, 지식이 부족하다. 주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생태관광의 기본개념, 우리 지역의 생태자원, 타 지역의 성공모델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생태관광은 지자체와 관련 단체(생태관광협의회)의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다행히 민선7기는 생태관광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태화강 백리길 생태관광 자원화 사업’과 ‘생물다양성센터 기능 확대를 통한 생태자원 보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울산의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도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의지와 다양한 시도가 성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탄탄한 조직과 내실 있는 교육·훈련·컨설팅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현재 울산시는 환경정책과 자연환경팀에서 생태관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유 업무인 자연환경 업무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인력이라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조만간 생태관광센터를 개소한다고 하니 조금은 다행스러운 마음이다. 

생태관광 자원화와 생물다양성센터 기능 확대는 시민의 기대와 지지가 담긴 민선7기의 공약사항이다. 민선7기가 출범한 지금. 원활한 공약 이행을 위해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부디 민선7기를 통해 울산 특유의 생태관광 성공모델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또 생태관광을 통해 조금이나마 고용기회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환경안전팀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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