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선수 데니스 텐 살해 용의자 2명 검거..김연아 "아직 믿겨지지 않네요"
피겨선수 데니스 텐 살해 용의자 2명 검거..김연아 "아직 믿겨지지 않네요"
  • 황라희 기자
  • 승인 2018.07.22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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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제일일보 = 황라희 기자]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한국계 데니스 텐(25)을 흉기로 살해한 용의자 2명이 모두 검거됐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시 내무국장을 인용해 텐을 살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두 번째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두 번째 용의자는 23세의 (카자흐 남부) 키즐오르다주(州) 출신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로 자신이 텐을 흉기로 공격했다고 실토했다.

이에 앞서 이날 카자흐 경찰은 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첫 번째 용의자인 남부 잠빌주 출신의 누랄리 키야소프(24)를 체포했다.

데니스 톈은 19일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서 자신이 타고 있는 자동차의 백미러를 훔치려는 2명의 남성과 다투다 칼에 찔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3시간 만에 숨졌다.

알마티 출신인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이다.

1907년 강원도 원주진위대의 특무정교(현재의 준위)였던 민 선생은 부대를 없애려는 일제에 항거, 병사 300여 명을 이끌고 의병을 일으켰다. 그는 이듬해 원주에서 붙잡혔고, 탈출 도중 적의 총탄에 맞아 순국했다.

민긍호 선생의 부인은 남매를 데리고 북만주를 거쳐 연해주로 피신했는데,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 때문에 카자흐스탄으로 옮겨갔다. 텐의 할머니 김 알렉산드리아가 민 선생의 외손녀다. 민 선생에겐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텐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5년 서울에서 열린 2015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선 정상에 올라 카자흐스탄 선수로는 첫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데니스 텐의 사망을 애도했다.

김연아는 "데니스 텐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어 너무 충격적이고 아직 사실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네요. 데니스는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습니다.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데니스 텐의 장례식이 팬들의 애도 속에 거행됐다.

21일 알마티 발라샥 스포츠 센터에서 거행된 장례식에서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그에 대한 추억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애도했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장관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데니스의 가족과 동료들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하며, 그에 대한 밝은 기억은 항상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애도했다.

장례식은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와 알마티 시민 장으로 엄수됐으며, 고인은 알마티 인근 공동묘지인 '우정의 마을'에서 영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