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생활정치의 시작
‘소통’하는 생활정치의 시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19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24곳에서 파란색(더불어민주당)으로 물든 가운데 빨간색(자유한국당) 점이 하나 찍혔다.

서초구가 그곳으로 조은희 구청장은 민주당 돌풍에 한국당이 초토화된 상황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조 구청장이 살아남은 이유 중의 하나는 ‘생활정치’였다.

조 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동안 생활밀착형 정책 실현 노력에 대해 구민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항상 주민과 가까이 있어야 하고, 주민이 쉽게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말을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조 구청장의 생활정치 철학이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민선 7기 울산지역 5개 구·군 기초단체장들도 ‘소통’을 앞세우며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생활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소식도 있고, 취임식도 생략하고 그 비용을 지역내 어려운 주민들의 복지비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이 우선 시 되는 행정을 해야 하는 것을 근본에 두어야 한다. 이 당연한 논리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 단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런 울산에서 이선호 울주군수는 취임 후 탈 권위와 소통을 선언했다. 행사 의전 간소화 계획을 마련하고 기공식이나 준공식 등 전시성 행사를 가급적 줄여 공무원이나 주민 동원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의 생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평일 초도 순시를 없앤 대신 주민들이 요청할 경우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직접 현장을 찾기로 했다. 출근시간 이전에 열리는 행사나 비공식 행사의 경우 직접 자신의 차를 운전한다는 계획도 들어 있다. 직원의 근무시간 보장은 물론 불필요한 인원 동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원활한 민원 청취를 위해 1층 민원실 옆에 군수실을 설치해 주2회 민원인들을 만나기로 했다. 물론 평상 업무는 기존 집무실을 활용한다.

이동권 북구청장의 변화된 행보는 좀더 적극적이다. 2일 가진 취임식을 외부인사 초청 없이 직원과의 만남, 주민들과의 대화로 대체했다. 대개 취임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는 기념식수도 하지 않았다. 외부인사를 초청하지 않아 의전이 대폭 줄어들면서 직원 동원은 당연히 없어졌다. 1천만원이라는 예산도 절감됐다. 절감된 예산은 저소득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용성 넘치는 구정의 표본이 되겠다고 했다.

‘혁신 중구, 새로운 시작’이라는 구정 목표로 출발한 박태완 중구청장은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한 봉사행정을 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무보고 시간을 줄이고 현안에 대한 자유토론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자율적이고 소통하는 회의문화를 통해 사업의 공감대 형성과 아이디어 수집,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는 것이다.

김진규 남구청장은 ‘주민이 먼저다 따뜻한 행복남구’라는 구정비전에 맞춰 일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우선 반영키로 했다.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신설, 구청장과 공무원, 주민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주민이 주인인 구정을 펼친다고 했다.

김 청장은 일부 관변단체의 외유성 선진지견학 등을 줄여 혈세 낭비를 막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관변단체의 선진지견학 예산을 줄이는 문제를 끄집어 낸 이유는 특권의식을 버리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 속담에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처음 시작이 제대로 돼야 순서대로 이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지역 기초단체장들이 4년의 임기를 시작하면서 그 첫 단추는 제대로 뀄다고 본다. 약속대로 주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서 ‘소통’하는 생활정치 실현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박선열 편집국장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