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할 말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
세상에 할 말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
  • 김보은
  • 승인 2018.07.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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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품&페다고지 연극교실 발표공연 ‘아는 사람’… 4개 에피소드로 전개
오는 21일 오후 4시와 7시 울산시 중구 성남동 소극장 품에서는 3기 연극교실 워크숍 발표공연 '아는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1일 오후 4시와 7시 울산시 중구 성남동 소극장 품에서는 3기 연극교실 워크숍 발표공연 '아는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만든 평범하지만 세상에 할 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아는 사람’이 이번 주말 울산관객을 찾아온다.

오는 21일 오후 4시와 7시 중구 성남동 소극장 품에서는 3기 연극교실 워크숍 발표공연 ‘아는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시작한 연극교실은 울산지역의 평범한 시민들이 각박한 도심의 삶 속에서 서로 이웃돼 사는 법을 모색하기 위해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에서 기획한 예술·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는 연극의 이해부터 호흡, 발성, 발음, 감각훈련, 신체훈련, 독백, 상황극, 극작 훈련 등 연극이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을 압축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번 3기 연극교실은 지난 4월 2일 시작해 16주간 강의를 진행했다. 워크숍 발표는 이들이 4개월간 배운 것들을 하나의 극으로 완성해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무대에 올릴 작품은 극단 새벽의 ‘아는 사람’이다. 동네에서 흔히 보이는 소방도로와 그 좌우에 늘어선 가게들, 그리고 집과 일터를 오가며 익숙해진 낯익은 얼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장에 들어서면 관객이 들어오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책 읽기에 몰두한 작가가 있다.

이윽고 무대가 밝아오면 작가는 객석으로 성큼 다가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의 소개에 따라 ‘편의점에서’, ‘면접 훈련’, ‘회사 생활’, ‘화장실 문화에 관한 고찰’ 등 4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첫번째 에피소드 ‘편의점에서’는 월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나선 알바생의 이야기다.

재고정리와 매장관리, 손님을 웃으며 상대하는 일 등 많은 일을 해나가는 알바생의 모습이 우리 이웃청년들의 모습과 닮아 있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두번째 에피소드 ‘면접훈련’은 ‘면접 배틀’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긴장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남녀 지원자들 앞에 나타난 배틀 진행자가 이들에게 면접에서 생기는 일을 전부 해설해주겠다는 황당한 상황. 치열한 경쟁 상황 속 펼쳐지는 어이없는 이야기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세번째 에피소드 ‘회사생활’에서는 소규모 회사에서 일하는 입사 1년차 사원이 등장한다.

커피 타고 점심을 주문하는 등 낯설었던 회사생활을 1년간 반복하며 익숙해진 사원은 모종의 일을 계획한다. “방금 이 장면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못 본 걸로 해주세요”라고 관객에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마지막 에피소드 ‘화장실 문화에 관한 고찰’에서는 학창시절 서로 반해 결혼을 한 뒤 화장품 가게를 하는 부부가 화장실 문제로 설전을 벌인다. “왜 남자 사람들은 초지일관 서서 소변을 봐야 하냐고!”라며 여자가 쏟아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녀의 원초적인 문제들을 기발하게 풀어낸다.

유미희 품&페다고지 대표는 “연극교실의 마지막 과정인 워크숍 발표 공연은 기획에서 홍보, 조직, 제작까지 참가자들이 직접 한다. 그저 주어진 무대에서 하는 학예회 발표가 아니라 아마추어 연극 활동을 이어가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라며 “이는 아마추어 연극 운동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아마추어 연극 활동을 지지하는 관객들의 사전제작 후원을 통해 이뤄졌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 좌석 사전 예약제로 관람 2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관람문의는 ☎244-9654.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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