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경의여행스케치]순수한 영혼의 땅, 티베트 ⑦…하늘을 나는 칭장열차
[김윤경의여행스케치]순수한 영혼의 땅, 티베트 ⑦…하늘을 나는 칭장열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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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세계 최고 높이의 철도? (80%가 고도 4천m 이상)

ㅡ 세계 최장 길이의 철도? (총 길이 1천142km)

ㅡ 세계 최장 동토 위 철도? (동토구간 550km)

ㅡ 세계 최고 높이의 동토지역 최장 터널? (평훠산 터널 고도 4천905m)

ㅡ 세계 최장 길이 동토 고원 터널? (쿤룬산 터널 1천696m)

ㅡ 세계 최고 높이의 철도역? (탕구라산 역 5천68m)

ㅡ 세계 최고 높이의 철도 기지? (안둬 철도기지 4천704m)

ㅡ 세계 최장 동토 고원 철교? (창쉐이허 대교 11,7km)

ㅡ 동토 고원 철로 중 세계 최고 속도? (100km~120km)

모두 정답은 ‘칭장(靑藏) 열차’다.

칭장 열차는 차마고도(茶馬古道, Ancient Tea Route/Southern Silk Road)로 잘 알려진 여러 하늘길 중 천장공로(川藏公路, Sichuan-Tibet highway)라고 불리는 거얼무에서 라싸를 잇는 열차이다. 20세기 초에 계획되어 2006년 7월 1일에 개통된 칭장 열차는 5천 72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통과하는 철도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의 수도인 북경에서 라싸까지 약 48시간 동안 고도나 기온변화 등 외부 환경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여 승객이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완전 밀폐형으로 되어 있다. 고산증세의 예방을 위해 산소 가압장치, 외선차단 창, 낙뢰방지장치 등을 갖추고 있으며, 디지털 관제 장치로 제어된다.

칭장 열차를 탑승하기 위해 라싸 역으로 갔다. 역에는 진짜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우린 여행사를 통해 이미 오래전에 예약했기 때문이지만 칭장 열차 티켓을 가지는 것은 ‘하늘 별 따기’라고 한다. 현지 가이드인 조선족 순이 씨가 일정이 끝나 고향으로 가는 길에 합승하게 되었는데 그 티켓을 쥐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순이 씨의 합승으로 전날 학습한 중간에 환승할 때의 걱정을 덜게 되었다.

칭장 열차 대기실 화장실의 세면대에는 감성 센스가 있다. 손을 대다가 꼭지를 치다가 하던 언니에게 손을 비벼야 물이 나온다고 했더니 폭소를 터뜨렸다. 비비면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의 이치를 중국 화장실에서 찾는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감성을 가져야 뭔가가 이루어진다.

라싸를 출발(11:15)-나곡(15:10)을 경유하여 거얼무(13:30)를 지나 서녕(9시20경)에서 갈아타고 란주(12:20)를 거쳐 서안(20:40)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33시간 정도를 타고 간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칸은 비슷한 크기이나 더 깨끗하고 화장실과 세면대도 세련되었으며 복도도 넓어 간이테이블도 있었다. 그러나 더 많은 인원들로 시끄럽고 복잡한 느낌이 들었다.

평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수십 마리의 양 떼와 야크 떼들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예전의 비둘기호보다 더 느리게 들판을 달리기도 한다. 황무지 같은 돌산과 아무것도 없는 굵은 모래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약간 머리가 띵해서 벽에 붙은 산소 가압장치를 누르니 산소가 나오면서 시원하더니 조금 괜찮아졌다.

6인실인데 국적을 불문하고 섞여 있다. 서양인들도 더러 보였다. 일행이 같은 방을 차지하기가 무척 어려운 것 같았다. 부부인데 다른 칸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다행히 한 방에 뭉쳐 쾌재를 불렀다. 2층의 중국인은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복도 스피커에서는 낮고 조용한 중국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에 러시아에서 산 보드카를 집에서 가져왔다. 독주를 먹을 사람도 없지만 그때와 같은 일행들이라 추억을 공유하며 먹고 싶었다. 그것도 모자라 꼭지 부분에 따로 동충하초가 들어 있는 중국술과 고량주, 이슬, 잎새주 등 각국의 다양한 술과 안주를 먹었다. 윈난 성의 국화차를 비롯하여 생강차, 대추차까지 마시며 웃고 떠들고 먹다가 자다가를 반복했다. 우리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너무나 바쁜 일상에 쫓겨 다니다가 가장 원초적인 먹고, 자고, 싸고….

대니얼 트레이드는 말한다. “약상자에는 없는 치료제가 여행이다. 여행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예방약이자 치료제이며 동시에 회복이다.” 내 경험으로는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삶이 지루하다면 티베트와 칭장 열차를 타보길 권한다. 고산증(高山症),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한 번 실험해 보시라. (계속 이어짐)

김윤경 여행가, 자서전쓰기 강사 http://band.us/@mir7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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