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 칼럼]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하이닉스 주식을 사라?
[성주원 칼럼]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하이닉스 주식을 사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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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출신 경제학박사 피터 나바로의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라는 책을 기억하실는지? 주식시장은 유동적인 정부정책이나 변하는 정치상황, 사회인식의 변화, 천재지변과 같은 많은 변수들에 의해 지배받는 세계라는 내용이다.

자연재해나 전쟁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역설적이게도 어마어마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던 스타벅스 주식은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선다.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이 늘어나면 커피 원두의 공급이 원활해지고, 그것은 스타벅스의 이윤 폭을 상승시키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또한 사회인식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도 어마어마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이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비트코인-가상화폐’가 최근에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과열된 투기 열풍으로 소수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거품이 꺼지면서 아픔을 겪었던 기억도 있다.

최근 최저임금 상승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2017년에 비해 2018년 최저임금은 16.4%가 상승했고, 2019년에는 다시 10.9% 상승해서 8천350원으로 결정이 되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유례없이 사용자위원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이번에도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위기와 절박함을 외면하고 두 자리 수 인상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하는 반면, 정의당에서는 10.9% 인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반대편에서 비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진퇴양난의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 Fed(=Federal Reserve System,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점차 올리고 있어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1천500조원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최저임금 상승 등을 통한 인플레이션으로 부채액을 상쇄시키려 하지만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고용사정 등 전반적인 내수시장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투자를 미루고 사내유보금을 늘리고 있다. 최저임금만 무리하게 인상되어 ‘갑(甲)’인 대기업은 빠지고 소상공인 ‘을(乙)’과 노동자 ‘병(丙)’의 전쟁으로 치닫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영세기업에 취직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자동화, 무인화 등으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 벌써부터 증권사에서는 ‘공장자동화 관련 주(株) 수혜 기대’라는 타이틀로 또 다른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남북평화 화해 모드를 유지하는 것도 ‘경제적 어려움 타개’ 라는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한미 금리차가 0.50%p로 확대된 상황에도 예상보다 환율과 주가지수 등이 선방을 하고 있는 이유도 남북경제교류 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정략적 도구로만 이용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처한 총체적인 경제적 난국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성주원 동강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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