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향토춤… 일회성 아닌 큰 그림 그려야”
“울산지역 향토춤… 일회성 아닌 큰 그림 그려야”
  • 김보은
  • 승인 2018.07.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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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덧배기보존회장 최흥기 인터뷰
울산덧배기놀음의 한 장면.
울산덧배기놀음의 한 장면.

 

 

“울산덧배기놀음의 보존, 전승, 공연, 체험, 교육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하면 먼 미래 울산덧배기놀음이 울산의 정체성이 되지 않을까요? 일회성 공연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최흥기 울산덧배기보존회장(민속무용전공 박사·사진)은 지난 16일 만난 자리에서 울산덧배기를 울산만의 특수한 문화로 키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울산덧배기는 울산의 풍속에서 이뤄진 향토춤으로 다양한 민속놀이와 마을축제에서 췄던 허튼춤(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추는 흐트러진 춤)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울산덧배기보존회는 사라져 가는 울산의 무형문화인 울산덧배기를 보호하고 복구하는 단체로 오는 21일 오후 6시 30분 태화강 느티나무 광장에서 ‘2018 울산덧배기놀음’을 연다. 이 공연은 1, 2차 제작 과정 시연을 거쳐 수정, 보완한 울산덧배기놀음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 4월 28일과 6월 2일 중구 문화의 전당 어울마당과 남구문화원 야외공연장 배꼽마당에서 각각 1, 2차 시연을 진행했다.

공연은 총 5장에 걸쳐 1장 울산 동제와 길놀이, 2장 울산서낭당각시, 3장 울산덧배기 배김새마당, 4장 덧배기 가면극마당, 5장 울산사람들의 덧배기 난장마당으로 구성한다.

그는 “덧배기하면 춤을 떠올리지만 ‘덧배기 치러 가자’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춤과 연희의 의미가 공존한다”면서 “덧배기놀음은 울산의 마을에서 세시풍속으로 행해지던 동제, 길놀이, 지신밝기걸립, 타작마당의 가면극, 난장마당 등을 정리해 공연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에는 덧배기를 가면극의 한 형태로 인식해왔는데 가면극이 덧배기에서 나온 것”이라 바로잡았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러 날에 걸쳐 진행하던 덧배기놀음을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문화 공연은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걸 취합해 정리하고 수정, 보완하는 것이다. 7일 밤낮으로 하던 봉산탈춤도 지금은 2시간 30분으로 줄지 않았나. 옛것을 보존하기 위해선 이렇게 예술성 있는 포인트들을 정리해 고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선 울산만의 특수한 문화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멀리서도 울산의 문화를 보기 위해 울산을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가면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가면들.

 

울산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을 덧배기놀음과 연관시키기도 했다.

안동대 임재해 교수의 논문에서 “선사시대 가면이 암각화로 표현된 것은 인류가 이를 쓰고 춤을 췄다는 것이다”는 부분을 인용하며 “울산의 암각화에 가면이 새겨져 있다는 건 울산이 가면극의 본거지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와 서양의 연극의 형태는 다르다. 극 전체를 연결시키려는 건 서양적 사고다. 한 단막의 순간을 즐기고 다음 단막으로 넘어가는 것이 우리 연극의 형태”라며 “우리의 시각으로 극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2018 울산덧배기놀음’은 오는 21일 오후 6시 30분 태화강 느티나무 광장에서 펼쳐진다. 울산덧배기보존회가 주최·주관하며 울산항만공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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