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車·현대重, 夏鬪 본격화… 비판 고조
울산, 현대車·현대重, 夏鬪 본격화… 비판 고조
  • 이상길
  • 승인 2018.07.15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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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노조, 19~24일 6일 연속 전면파업 예고
현대차, 18일 쟁대위 통해 추가 파업여부 논의
미국 고율 관세·일감부족 등 경영위기 직면에
휴가 전 타결 통과의례 분석 불구 비판 잇따라

여름휴가를 앞두고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두 노조 모두 집중 파업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기 시작한 것. 올해도 휴가 전 협상타결을 위한 통과의례로 분석되지만 올해는 두 회사 모두 경영악화로 인해 노조 파업에 대한 비판도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집중파업 카드를 먼저 꺼내든 쪽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이하 현대중 노조). 지난 13일 현대차 노조와 동시 파업을 벌였던 현대중 노조는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24일 오후 5시까지 6일간의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이 같은 전면파업 결정은 지난 9일 쟁대위 회의에서 비공개로 결정됐지만 협상이 계속 지지부진하자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 13일자 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지난 4일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에도 사측의 교섭태도는 요지부동이다. 18차 교섭동안 사측은 교섭진전을 위한 의지도, 고용 안정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다”며 “이에 쟁대위는 집중교섭과 함께 전면파업에 돌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데다 근속 10년차 이상 전 직원 희망퇴직, 해양사업부 가동 중단 등 현안 문제에 대한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파업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경우 다음 달부터 해양사업부가 일감 부족으로 일시 가동중단에 들어감에 따라 이번 집중파업에 대한 노조의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해양사업부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3개월째 단 한건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해양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1983년 4월 해양사업부가 별도로 설립(울산 동구 방어동)된 이후 35년만에 처음이다. 이런 탓에 노조의 이 이번 파업에 대해서는 노조 내부에서도 노조 게시판 등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과 관련해 노조 홈페이지에 “파업이 이렇게 사람의 의지를 꺾을 줄 몰랐다”며 “금속노조가 상급단체라서 우리가 이유도 없이 지침을 거부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현장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는 하고 싶은 거 다했고 또 하려고 하고 지부는 막고 싶은 거 하나도 못 막고 헛발질이나 하고 있다”며 “되지도 않는 헛발질(파업)이 4년 내내로도 부족하냐”고 비판했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부분파업을 통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첫 파업을 벌였던 현대차 노조는 오는 18일 다시 쟁대위 회의를 갖고 추가파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휴가가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집중파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하지만 현대차 역시 한국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논란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어서 노조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 13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율관세 부과는 공정무역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노조는 서한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이미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시장에 픽업트럭 수출을 23년 동안이나 봉쇄당하는 타격을 받았다”며 “한국에 불리한 FTA 재협상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종사 노동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식기도 전에 25% 관세폭탄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한국과 미국의 오랜 동맹역사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민에게 한미동맹 역사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미국과 북한과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조가 경영위기를 걱정하면서 파업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적잖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의 항의서한 관련 기사에 대해 ‘Sunm****’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파업 안하고 생산성 높이면 25% 관세 걱정 없어요. 오히려 더 경쟁력이 생길 듯하다”며 노조의 파업을 간접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쟁점인 임금 및 성과급, 주간연속2교대제 완성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투쟁모드로 전환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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