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학의 역사산책] 잘못된 역사교과서, 국민이 바꿀 수 있다!
[박정학의 역사산책] 잘못된 역사교과서, 국민이 바꿀 수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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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무적으로, 대학에 가서도 거의 대부분 교양필수로 우리 역사를 배우니 역사 교과서는 명실 공히 국민 역사교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초등학교 5,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정부에서 만든 국정교과서이고,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는 검정교과서이다.

그런데, 검정교과서의 경우도 교육부의 ‘교육과정’ ‘집필기준’ ‘편수자료’라는 지침을 바탕으로 초·중·고 교사들과 대학 교수들이 집필하고, 집필 후 교육부의 관리 아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 심의를 통과해야 각급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해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으며, ‘학계의 통설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하므로 학계의 책임도 크다.

문제는 우리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 고려 말 이후 중국을 높이 받들면서 중국인의 눈으로 우리 역사를 보던 사대주의 사관, 그리고 조선총독부가 ‘실증주의’라는 세계적 흐름을 이용해 우리 겨레를 말살하기 위해 철저히 왜곡한 식민주의 사관을 광복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더욱이 광복 후 ‘선진국 문화’로 유입된 서구의 시각까지 가세해 역사교육의 목적인 자기정체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데에도 문제가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광복 당시,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의 일본인 밑에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일을 담당했던 이병도와 신석호가 척결되지 않고, 오히려 서울대학과 고려대학 사학과를 이끈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이 배운 우리 역사라는 것은 바로 우리 겨레를 말살하려고 일본인들이 왜곡한 내용이었고, 실증사학 또한 실증주의라는 서구식 학문기법을 우리 역사 왜곡에 적용하기 위해 만든 하나의 틀이었다.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일본으로 쫓겨 갔어야 했던 그들은 중등학교 역사교사 양성 과정을 만들어 일본인들한테서 배운 ‘겨레 말살용 왜곡역사’ 내용을 교사들에게 전파해 전국 학생들을 교육시키게 했다. 그들은 또 서울대학과 고려대학을 중심으로 그런 식민사학 학맥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교육부와 공무원세계, 언론사 기자들까지 포섭해서 자신들의 보호막을 형성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청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으므로 바른 역사로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은 임시정부 시절 항일 광복투쟁을 하신 선조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제기해 왔다. 1970년대에는 초대 안호상 문교부장관을 중심으로 결성하여 1981년도 국회에서 대규모 공청회까지 열었던 ‘국사찾기협의회’의 활동이 있었고, 1980년대에는 조선일보가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깃발을 든 데 힘입어 1987년에 결성된 역사교육심의회가 토의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끝내 학계를 장악한 식민사학 카르텔을 허물어뜨리는 일에는 실패를 하고 말았다.

실패의 이유는 당시 공청회에서 강단의 학자들이 ‘학문적 논리 부족’이라고 몰아붙였을 때 학문적 논리로 그들을 대적할 만한 바른 역사학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민족주의사학 진영에 가담했던 안호상 회장 등 여러 명은 역사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박사들이었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학위를 받지 않은 순수 재야연구가들이었다. 그래서 사이비사학, 유사사학, ‘영토만 크면 좋은 줄 아느냐?’ 등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나도 군에서 전역한 후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덕일·이도상·김종서·심백강 등 바른 사학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들이 상당수 탄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과 SNS라는 대중매체가 보편화되면서 대중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학문적 지식이 아닌 대중들의 상식으로도 지적할 수 있는 명확한 오류들을 많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다수 국민들이 관심만 가지면 우리 역사는 바르게 복원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박정학 전 강원대 교수·역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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