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철관 부실 상수도관 납품 비리
한국주철관 부실 상수도관 납품 비리
  • 김종창 기자
  • 승인 2008.12.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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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뇌물 장학금 등장
한국주철관공업이 관공서에 부실 상수도관을 납품하는 대가로 관련 공무원들에게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여온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검찰이 뇌물을 받은 공무원 41명을 불구속 기소 또는 기관 통보조치 했다.

이들 공무원들은 따로 학자금융자를 받으면서도 이 회사로보터 장학금을 받아 대부분 개인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세훈)는 한국주철관으로부터 장학금 형식으로 모두 6억8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상수도 관련 공무원 41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경남 H군 상수도사업소 김모 소장과 전 부산상수도본부 급수부장인 해운대구청 전모(50) 국장 등 14명은 1천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아 불구속 기소(뇌물수수혐의)됐고 1천만원 미만을 받은 전국의 상수도 관련 공무원 27명은 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조치 했다.

검찰조사결과 이들 공무원들은 부실 상수도관을 납품받고 이를 묵인해 주는 대가로 한국주철관의 장학재단으로부터 자녀 장학금 명목으로 100만원에서 200만원씩 최대 2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주철관은 장학금제도를 통해 공무원에게 로비를 한다는 문건을 만들어 계획을 세운 뒤 지난 1999년부터 상수도담당 공무원들에게 자녀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적발된 공무원들의 근무처는 부산과 경남을 비롯해 제주, 전남, 대구, 광주 등 전국에 걸쳐 있었으며, 소속 기관도 광역단체는 물론 기초단체, 농촌공사, 수자원공사, 교육청 등이다.

실제로 장학금이 입금된 것을 본 일부 공무원들은 이 돈이 뇌물인 것을 알고 돈을 다시 돌려보낸 뒤 계좌를 폐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학금을 받은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따로 자녀학자금 융자를 받았으며, 한국주철관의 장학금은 대부분 개인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장학금’은 필연적으로 3년 내지 4년의 일정기간 지급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금품을 수수하는 공무원으로서는 최초 장학금 제의를 수락할 때 이미 앞으로 자신이 받게 될 금전적 이익에 대해 예측이 가능하다”며 “장학금 형태를 빌린 새로운 형태의 뇌물 교부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주철관 측은 변칙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입막음을 하기 위해 장학금을 감시하는 교육청 공무원에게까지 1천만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 부산=김종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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