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등 터지는’ 수출 코리아
‘새우등 터지는’ 수출 코리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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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미국과 G2 중국과의 신경전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산되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내수 부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 수출까지 타격을 입으면 엄청난 ‘고난의 경제’가 예상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선진화한 국가 중 하나로 전자제품·자동차·철강·선박 등 주요 수출품목이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서로의 34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을 WTO에 제소했고 미국은 160억 달러 추가관세 및 2천억 달러 추가관세를 경고했다. 열세에 놓인 G2 중국은 유럽 국가들과 공동대응을 모색하는 등 합종연횡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희생양이 미국이나 중국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국인 대만과 말레이시아, 한국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니 걱정이다. 또, 중국의 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아시아 국가의 국내생산이 평균 1.1%p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주변국이 더 큰 피해를 보는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공급망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만, 한국, 일본 등에서 부품을 수입해 이를 조립하고 재가공해 미국에 수출을 한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면 한국이 수출하던 부품 수요도 감소하게 된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는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국가 10개국 중 한국을 6위로 꼽았다. 중국과 미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6%, 12%로 1, 2위 국가이다. 한국 GDP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무역 의존도는 68%에 달한다.

무역의존도(貿易依存度)는 한 나라의 국민경제가 무역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가를 표시하는 지표로서 수출의존도와 수입의존도를 더한 것이다. 수출의존도는 국민총생산에 대한 수출액의 비율, 수입의존도는 국민총생산에 대한 수입액의 비율을 말하며, 따라서 무역의존도는 국민 총생산에 대한 수출입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이 직접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문제는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중국산 TV나 컴퓨터가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산 디스플레이나 반도체가 타격을 받는다는 논리다.

미국이 무지막지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보다 더 큰 그림은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가 넘는데, 이번 분쟁으로 대중 수출은 1.9억 달러, 대미수출은 0.5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나친 우려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점잖게 한 표현이란 시각도 있지만 필자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판단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석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정부, 민간 모두 철저한 사전 대비책이 필수다. 특히 통상채널을 풀가동해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무역전쟁 파장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 등의 다각적인 준비도 고려할 시점이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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