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태화강을 스쳐간 새들
6월, 태화강을 스쳐간 새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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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자기 세상인양 그토록 정신없이, 시끄럽게, 요란스럽게 부산을 떨던 파랑새, 꾀꼬리, 뻐꾸기…. 그네들도 번식 시기가 막을 내렸기에 일제히 조용해졌다.

벌써 7월 중순으로 접어든다. 세월이 빠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인불백일호(人不百日好), 일중즉측 월만즉휴(日中則? 月滿則虧),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이 하나씩 곱씹어진다.

지난 유월 태화강 조류의 조사 결과다. 삼호 지역(삼호↔오산↔태화루), 사군탄 지역(범서대교↔낙안소↔사군탄↔해연↔구삼호교), 선바위 지역(망성교↔선바위↔중촌↔큰거랑↔백천) 등 3곳이 조사 대상이었다. 삼호 지역은 매일 30회씩, 선바위 지역은 매주 일요일 4회씩, 사군탄 지역은 주 3회(월·수·금)씩 모두 12회를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정점조사법(Point Census Method)과 선조사법(Line Transect Method)을 병행했다.

삼호지역 조류 조사의 주된 목적은 삼호대숲을 잠자리로 삼는 백로과 7종(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 등)이 잠자리에서 먹이터로 떠나는 시간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수적으로 주변의 조류상도 조사했다. 6월에 먹이터로 날아가기 위해 잠자리를 떠나는 시간은 해 뜨는 시각보다 평균 34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 4시에는 현지에서 기다려야 했다.

먼저 삼호대숲 주변 지역의 조류상을 조사한 결과 12목(目) 26과(科) 34종(種) 8만4천906마리가 집계됐다.

목(目)별로는 사다새목, 황새목, 기러기목, 매목, 닭목, 비둘기목, 두견이목, 올빼미목, 쏙독새목, 딱따구리목, 파랑새목, 참새목 등 모두 12목이 출현했다. 생태유형별로는 텃새(Res)가 17종 2천334개체(2.7%), 여름철새(SV)가 16종 8만2천566개체(97.2%), 겨울철새(WV)가 1종 6개체(0.1%)가 조사되었고, 나그네새(VAG)는 출현하지 않았다.

개체별 우점종은 백로류(8만2천136마리, 96.7%), 참새(497마리, 0.6%), 까치(490마리, 0.6%), 찌르레기(448마리, 0.5%), 직박구리(272마리, 0.3%), 해오라기(176마리, 0.2%)의 순으로 조사됐다. 백로류가 압도적 우점종인 것은 삼호대숲이 백로류의 번식지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사군탄(使君灘) 지역으로, 6월 사군탄 지역 현지조사 결과 조류상은 11목 24과 35종 1천914마리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겨울철새인 물닭 1마리와 여름철새인 쇠제비갈매기 1마리가 관찰된 사실이다.

목(目)별로는 황새목, 기러기목, 매목, 닭목, 두루미목, 도요목, 비둘기목, 두견이목, 딱따구리목, 파랑새목, 참새목 등 모두 11목이 출현했다. 생태유형별로는 텃새(Res)가 18종 1천569개체(81.9%), 여름철새(SV)가 16종 333개체(1 7.3%), 겨울철새(WV)가 1종 12개체(0.8%)로 조사됐고, 나그네새(VAG)는 출현하지 않았다.

개체별 우점종은 참새(458마리, 23.9%), 붉은머리오목눈이(359마리, 18.7%), 직박구리(215마리, 11.2%), 까치(157마리, 8.2%), 제비(129마리, 6.7%), 찌르레기(78마리, 4.0%), 박새(73마리, 3.8%) 순으로 나타났다. 개체별 우점종 7종 가운데 제비만 유일하게 여름철새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6월, 선바위 지역의 조류 조사 결과이다. 선바위는 입암(立巖)의 순우리말 이름이다. 실제로도 바위가 강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선바위 주변지역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 9목(目) 24과(科) 36종(種) 1천5마리가 집계됐다. 목(目)별로는 참새목, 황새목, 기러기목, 도요목, 비둘기목, 두견이목, 매목, 파랑새목, 딱따구리목 등 모두 9목이 출현했다. 과(科)별로는 백로과(Ardeidae)가 7종으로 으뜸이었고(19.4%), 그 다음으로 오리과(Anatidae) 3종(8.3%)에 이어 할미새과(Motacillidae)와 비둘기과(Colum bidae), 까마귀과(Corvidae), 딱따구리과(Picidae)가 각각 2종(5.6%)씩 출현했다. 그 외 과(Family)에서는 각각 1종씩 총 18개체가(50.0%) 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유형별로는 텃새(Res)가 18종 684개체(68.1%), 여름철새(SV)가 16종 318개체(31. 6%), 겨울철새(WV)가 2종 3개체(0.3%)로 나타났고, 나그네새(VAG)는 출현하지 않았다. 개체별 우점종은 참새(155마리, 15.4%), 붉은머리오목눈이(119마리, 11.8%), 찌르레기(102마리, 10.1%), 흰빰검둥오리(93마리, 9.2%), 황로(87마리, 8.6%) 순으로 나타났다.

깊은 샘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전문성의 심화를 일컫는 말이기도 한다. 6월, 태화강을 스쳐간 새들의 흔적이 관심 있는 분들에게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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