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남쪽에 해운대12경 가운데 하나인 동백섬이 있다. 육계도(陸繫島, land-tied island), 즉 사주(砂洲, sandbar)가 발달해 육지로 변한 섬이다. 원래는 섬이었는데 바로 옆으로 흐르는 춘천(春川)이 퇴적작용을 일으켜 육지와 연결됐다고 한다.
동백섬에는 순환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동백섬 순환산책로는 동해안 둘레길인 해파랑길 첫 번째 코스이기도 하고 부산의 올랫길인 갈맷길 구간이기도 하다.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길이다.
동백섬 순환산책로는 2005년 부산에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이 열리면서 환경이 더 좋아졌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순환산책로 외에도 가로와 세로로 산책로가 잘 뚫려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길은 순환산책로일 것이다. 그 길을 따르다보면 바다와 숲이 만드는 절경과 함께 멀리 광안대교, 오륙도, 달맞이 고개 등이 잘 조망된다.
또한 섬 곳곳에서 최치원의 해운대석각, 황옥공주 전설이 깃든 인어상, 누리마루 APEC하우스 등도 만날 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소나무 숲과 함께 동백나무들도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서 봄 사이에는 동백꽃도 볼 수 있다.
산책로 초입에서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2005년 11월 18~19일에 열렸던 ‘제13차 APEC 정상회담’ 때 회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건물 자체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울창한 동백나무와 송림으로 둘러싸인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찾는 이가 많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지나면 등대(燈臺)가 나타난다. 등대 한쪽에는 전망대가 꾸며져 있다.
전망대에 서면 ‘누리마루 APEC하우스’의 옆모습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건너편 미포 쪽 해안끝선과 달맞이 언덕, 광안대교, 부산의 상징 오륙도 등도 한눈에 쏙 들어온다.
조금 더 가면 해운대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는 석각(石刻,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45호)을 만날 수 있다. 이 석각은 신라 말기의 학자인 최치원(崔致遠, 857~미상)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부터는 데크로드를 따라 걷는다. 해운대해수욕장에 가까워질수록 미포 쪽 해안끝선과 달맞이언덕이 점점 더 또렷하게 보인다. 갯바위 사이에 출렁다리도 있다.
산책로가 끝나갈 즈음이면 파란색 인어상(人漁像)이 나온다.
동백섬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강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