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영어공교육에 지원과 관심을
지자체 영어공교육에 지원과 관심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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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이 처음 시작된 시기를 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공공 교육기관 설립이 설립된 시기는 1880년대부터라고 볼 수 있다. 1882년 조선과 미국 간에 국교 및 통상을 목적으로 한 ‘조미수호통상조약’ 협상을 앞두고 양국간 대화가 필요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조선에 영어 통역할 사람이 없어 부득이 청나라 통역관을 데려와 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조선에서 ‘보빙사’라는 사절단을 미국에 보내 선진문물을 견학하게 하고 돌아온 이들의 주장과 고종의 뜻으로 국가 근대화를 위한 공립교육을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식 학교를 세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육영공원’이다. ‘(젊은)영재를 기르는 공립학교’라는 뜻을 지닌 이곳에선 영어는 물론 지리, 수학, 역사를 가르쳐 오늘날 신식학교의 시초가 되며 연이어 서양 선교사들이 배재학당, 이화학당을 설립하는 계기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할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선교사다. 1886년부터 1891년까지 5년간 육영공원에서 학생을 가르친 최초의 원어민 영어교사였다. 그는 교사로서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고, 학생들 또한 영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시작했지만 10개월 만에 학생들은 무려 중학년 3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3천 단어를 외웠다고 하니 놀랍다고 하겠다.

또한, 그때 당시 외국교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조선 학생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한다. 호머 헐버트 교사는 이곳에 머물면서 조선어를 습득하고 한국 책을 발간하기도 했는데 세계의 자연환경과 정치 학문을 정리한 한글판 ‘사민필지’와 학습교재인 ‘초학지지’를 간행하는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육영공원이 재정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그는 교사직을 사임하고 일시 미국으로 귀국했다가 1893년 감리교회 선교사 자격으로 다시 조선을 찾아 10년간 한성사범학교에서 제자를 양성했다. 그는 조선 영어교육과 근대교육의 선구자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외국인이기도 하다.

이후 조선은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일본이 황국민화 정책을 펴면서 일본어 교육은 우선시 되는 반면, 영어 수업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다가 3.1운동과 독립운동이 시작되자 문화정치를 표방하면서 영어 교육이 표면적으로는 어느 정도 부활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미온적이었다. 다행히 경성제국대학 입시에 영어가 포함되면서 학생들의 외국어 학습 열의가 높아지는 계기가 만들어진다.

일제강점기의 영어 교육은 시험을 위한 교육, 교사 중심, 문자언어 중심, 문법독해 위주의 교육방법으로 지속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제6차, 제7차 교육과정 개편이 진행되면서 학생 중심,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 교육으로 대개편이 이루어져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영어 학습 방법에 있어 1960~70년대는 오로지 교재에 국한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중에 출판된 영어 참고서를 통해 공부 위주의 방식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1980~1990년대에는 영어회화 테이프를 활용한 말하기 중심 교육이 이뤄졌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IT가 발달하면서 전자사전, MP3, PMP,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학습도구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오늘날 세계화·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지자체의 영어 공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반영되면서 영어 공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울산동구의 경우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영어 교육을 적극 도입해 만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매년 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주말 영어광장을 운영하면서 원어민과의 자율학습을 진행해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방학 영어캠프를 운영해 영어마을에 합숙하면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현지 생활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교과학습, 세계문화수업 등 외국문화 접촉 기회를 넓혀 영어실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한, 원어민 화상 영어학습을 위해 국내 우수기관의 도움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초등학생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회화 중심의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관내 대학교와는 공동으로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말하기 대회를 매년 개최함으로써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고 자신감도 길러주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구에서는 미래가치형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도록 영어 공교육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주민들이 좀 더 많이 영어교육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철 울산동구청 교육지원과 교육지원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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