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 막는 ‘손바닥정원’ 2% 고칠 점
쓰레기장 막는 ‘손바닥정원’ 2% 고칠 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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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부터 울산 북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가운데 ‘손바닥정원 조성사업’이란 게 있다. ‘손바닥정원’이란 후미진 주택가나 상가의 담장, 전봇대, 배전함 근처 등 일부 지각없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상습적으로 버리기 쉬운 곳에 꾸미는 작은 화단을 가리킨다. 

북구 관계자는 “공간에 맞춰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환경정비 효과가 있고, 필요할 때는 뜯어내 옮겨 설치할 수도 있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고 손바닥정원의 장점을 말한다. 조금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있다. 

그 이유는 ‘쓰레기 투기 금지’라고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화단’을 압도할 정도로 아주 큼지막한 경고용 현수막을 같이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쁜 꽃과 아름다운 관상수를 심어 놓아도 혐오스러운 현수막이 장승처럼 버티고 있는 한 미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눈 감고 아웅’ 하는 행정이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주민이 있다고 들린다. 심미안이 그렇게 모자라느냐고 볼멘소리를 내는 주민도 있다고 들린다. 붉은 글씨로 “이곳은 쓰레기봉투 및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장소가 아닙니다.”라는 글도 같이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대로 둔다면 “손바닥정원은 주택가 미관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는 북구청 관계자의 말이 허튼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발상의 전환’이 그래서 필요한 것 아닐까. 경고용 현수막을 굳이 설치해야겠다면 아주 보일 듯 말 듯, 그것도 미적 감각을 최대한 살려서, 시각적으로 미려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본디 의도는,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사업을 모질게 나무라려는 게 아니다. 주민들의 정서를 배려하고 도시의 품격도 높이는 대안을 한 번 고민하며 찾아보자는 것이다. 북구청이 올해 꾸민 손바닥정원은 호계 5길 22를 비롯한 4곳, 2015년부터 치면 모두 19곳이다. 부족한 2%의 빈틈을 참신한 아이디어로 메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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