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민수(君船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물)’
‘군선민수(君船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4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1일 120만 승객을 태운 울산호가 송철호 선장의 출항 지시에 따라 ‘새로운 역사’를 향해 항구를 떠났다. 축복의 환송 인사를 받으며, 희망과 기대를 싣고 새벽안개 속을 헤치며 항구를 떠났다.

울산호는 뱃전을 때리는 ‘침체한 지역경제 파고‘와 ’경험 없는 선장이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일부 시선의 풍랑’을 이겨내고 ‘새로운 역사’의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나는 어떤 난관이라도 이겨내고 무사하게 순항할 것이라 확신한다. 참여정부 때 국민권익위원회를 이끈 탁월한 리더십과 지역발전을 위해 KTX 울산역, 유니스트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한 추진력을 믿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울산호는 사정이 너무 어렵다. 너무 많이 망가져 있다. 울산호의 조직도 흐트러져 있다. 울산호가 ‘새로운 역사’의 항구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은 우리 안에 도사린 낡은 것들과 과감히 결별하려는, 새로운 도시와 사회를 일궈 가려는 집합 의지를 송철호 선장이 얼마나 지혜롭게 발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다행히 120만 승객의 불안을 기대로,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송철호 선장은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이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울산호의 선장으로서의 항해 목표와 지향점을 내놓은 것이다. 비전은 120만 승객의 희망이요 선원에겐 항로의 좌표나 다름없다.

울산호가 순항하기까지에는 무엇보다 선장의 역할이 크다. 곳곳에 갈등의 암초가 도사리고 자칫 곤경에 빠질 요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울산호가 선장만으로 항해할 수는 없다. 선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원과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다. 선장 혼자의 뜻이 아닌 선원의 생각도 공유할 때 울산호는 거센 파도를 이겨내고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선장은 선원 각자의 특성을 빨리,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원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

옛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수한 신인을 발굴해 전면에 포진시켜 조직의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 그렇다고 소위 ‘박맹우 시장 사람’이나 ‘김기현 시장 사람’이라 여기는 인재에게 낙인을 찍거나 배제해서도 안 된다. 그들의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게 다독거리며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아시다시피 공무원은 직업공무원으로 함부로 해고하거나 직위해제를 할 수가 없다. 오직 엄격한 법률에 따라서만 징계와 해고를 할 수 있다. 그들도 이른바 ‘뒷담화’나 즐기고 딴죽을 걸거나 하지 말고 시장의 비전을 공유하고 생각과 행동을 같이 할 의무가 있다.

각설하고, 송철호 시장은 선원인 공무원들과 처음 만난 자리였던 정례회의에서 “군선민수(君船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물. 즉 ‘백성이란 물이 잔잔해야 임금이 탄 배도 편하다’는 뜻)”라는 말을 새삼 상기시켰다. 행정의 요체를 잘 파악하고 시의적절한 때에 들려준, 지금의 울산시 상황에 썩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을 선장으로 보면, 시장을 보좌하는 공무원은 선원이고, 배는 정치적 틀이고, 시민은 배를 띄운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선장이 서툴거나 선원이 어리석게 그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다면 성난 파도를 능히 헤쳐 나갈 수가 없다.

울산호에 승선한 승객은 선장과 선원을 믿고 따라야 한다. 선장은 선원이 제 역할을 완벽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며 명령하고 감독해야 한다. 만약 승객이 선장과 선원을 믿지 않고, 선장과 선원이 조화로운 ‘원 팀’이 되지 못하면 항해는 불가능하다.

특히, 선장과 선원이 서로 믿지 못해 기만하고, 끼리끼리 뭉쳐 밀어내고, 이해와 설득, 배려와 양보를 통한 협력이 아니라 힘으로 제압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새로운 역사의 항구‘에는 제대로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바다의 물이 배의 순항을 돕지만 성난 파도는 배를 뒤집는다”는 속담처럼 물이 성나면 사나운 파도를 일으켜 배를 뒤집는다는 사실을 선장과 선원은 한시도 잊지 말고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손종학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