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해결에 나선 한국화학연구원
미세먼지 해결에 나선 한국화학연구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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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기예보를 보면 미세(微細)먼지가 꼭 들어가 있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입자 크기가 아주 작은 입자다. 매일 아침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어느새 하루일과가 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세먼지 수준이 외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한 가닥 직경의 약 1/20~1/30 정도의 크기다. 그 크기 정도에 따라 부유먼지(10㎛ 미만), 미세먼지(2.5㎛ 미만), 초미세먼지(1㎛ 미만)로 구분한다. 또한 미세먼지는 단순한 흙먼지가 아니라 황산염, 질산염과 같은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반응하여 생성되거나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당연히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였다.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국가적 이슈로 대두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기술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미세먼지는 주로 화학적인 경로를 통해 발생하므로 그 해법 역시 화학반응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리 없는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 이슈는 의외로 복잡하다. 단순한 대기오염 문제가 아니다. 그러기에 국가와 지역이 함께 풀어가야 하는 전 지구적 숙제이기도 하다. 여러 융합연구가 힘을 모아야 비로소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제다.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배출되거나 자동차 운행 중에 고체 상태로 직접 나오는 1차 미세먼지와 가스 상태로 나왔다가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바뀌는 2차 미세먼지가 있다. 2017년 정부 발표에 의하면 2차 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72%라 한다. 결국 주범은 2차 미세먼지인 셈이며 이것을 어떻게 얼마나 제거하느냐가 관건이다. 2차 미세먼지 저감 연구의 핵심은 가스 형태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 전에 인체에 해롭지 않은 물질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부분 해외수입에 의존해온 촉매를 국산화하는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사람의 폐 조직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심장 질환, 혈관 질환, 내분비계뿐만 아니라 태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더구나 15세 이하의 어린아이와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더욱 심각하다.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외출 후 반드시 손과 얼굴을 씻는 것은 필수다. 최근 울산지역의 미세먼지 수치가 전국 최고수준을 계속 기록하면서 시민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울산은 지역 특성상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나 국내 인근 대도시에서 유입되는 대기오염물질만을 탓해서는 안 된다. 울산은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미세먼지에 함유된 독성물질의 영향을 받는데 전국 최고수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량과 직결돼 있다. 즉 울산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미세먼지로 변하는 양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또 선박 연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상당량도 해풍을 타고 울산 시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울산에서 배출되는 자체 오염물질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지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석유화학공단과 비철금속공단이 있는 울산은 산업미세먼지를 줄이지 않고선 미세먼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매일 아침 뿌연 하늘을 보는 게 일상이 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간혹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이 마치 무슨 복권이나 당첨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한참 잘못된 것이다. 대단한 골칫거리인 미세먼지도 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이 좀 더 편해지고자 하는 욕망에서 나온 첨단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 마찬가지로 플라스틱도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주지만 무분별한 사용으로 최근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었으므로 조금 불편하더라도 플라스틱 공해 퇴치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후손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지구를 물려준다는 국민의식의 대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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