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마을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
안심마을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0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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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 북구 강동의 한 어촌마을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다. 주민들은 바람에 나무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떨린다며 공포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일부 주민들은 마을의 상징인 당산나무를 베어낸 탓에 그런 일이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103세대 182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이 45%(81명)를 차지하는데, 노인들은 범죄에 대한 두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계층이다. 범죄에 대한 저항능력은 물론 피해를 당한 후의 경제적 회복능력도 떨어지다 보니 두려움이 자꾸만 커질 소지가 있다.

필자가 만난 주민들의 바람은 2가지였다. 범인을 최대한 빨리 검거하는 것, 그리고 CCTV 설치 등으로 안전한 마을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사건 발생 이후 경찰에서는 많은 인원을 모두 동원해 범인 검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주민들의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파출소와 교통과의 인력을 활용해 눈에 보이는 순찰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주민 대상 설명회를 열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중이다. 마을 어르신들도 자체 실버순찰대를 만들어 경찰과 합동순찰을 하고 있으며, 구청과도 협의해 마을 입구 CCTV 설치와 각 가정마다 창문에 부착하는 알림 경보기 지급도 추진하고 있다.

“범죄피해와 두려움의 패러독스(Paradox, 역설)”라는 말이 있다. 범죄가 발생하면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경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범죄의 1차 피해는 젊은 남성이 많지만, 그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여성과 노인이 더 많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찰의 단기적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찰·구청 등 직접 관련이 있는 공공기관의 신속한 조치와 함께 지역사회의 공동체 회복 노력도 동시에 뒷받침되어야 한다.

홀로 거주하시는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의 안부전화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라도 이상이 있을 때 경찰이나 소방서, 구청에 전화를 주시면 꼼꼼하게 확인 후 통보해 드리는 등 정성을 다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부분의 범죄피해에 대한 경험은 본인이 직접 당하는 경우보다 뉴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언론매체에서도 어르신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범인은 반드시 흔적을 남기고, 결국 검거가 될 것이다. 강력범죄에 대한 검거율이 세계적인 수준의 대한민국이 아닌가. 통상의 수준을 넘어서서 지나치게 범죄 발생에 대해 두려워하는 감정적 접근 대신에 차분하고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안심하고 거주하실 수 있는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대원 울산동부경찰서 정보과장·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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