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에 황산까지… ‘생태관광도시’는 빈말?
염소에 황산까지… ‘생태관광도시’는 빈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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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잊힐 만하면 되살아나는 좀비 현상이 있다. 유독물질 누출 사고다. 화학공장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일 아닌가 하고 누군가가 변호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래서 될 일이 아니다. ‘생태도시’, ‘관광도시’, 글로벌도시’를 지향하고 국가정원 지정까지 겨냥하는 고장이 현재 우리가 거주하는 울산이기 때문이다.

25일 아침나절 남구 부곡동의 석유화학업체 ‘카프로’에서 황산이 소량(?)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공장 지하배관에서 흘러나온 황산은 회사 측이 서둘러 차단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지만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당국의 사고경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책임소재를 제대로 가려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잊힐 만하면…’이라 한 것은 지난달 17일에도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에서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부상자 수 24명을 기록한 이 사고의 원인은 어느 정도 밝혀졌고 관리 부주의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국 수사가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엔 동구지역에서 악취 발생 신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당국은 아직도 그 원인을 속 시원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매사가 이런 식이다 보니 사고 재발 개연성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이다. 울산이 아무리 ‘생태관광도시’ 소리를 듣고 국가정원 지정까지 받는다 해도 독극물·악취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그 명성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법이다. 울산시는 이 점에 각별히 유념해 기민하게 대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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