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는 공권력, 보호받는 공동체
존중받는 공권력, 보호받는 공동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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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경 울산의 한 편의점에서 술에 취한 남성 피의자가 제지하던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고 침까지 뱉더니 급기야 주먹을 휘둘러 폭행한 다음 달아났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폭행당한 경찰관은 울산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경찰 공권력의 권위가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땅에 떨어지게 되었는지, 울산지방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술에 취해 객기를 부리는 불량 시민에게조차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지경이니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흉악범들에게 얼마나 단호하게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로 강도, 살인, 성폭력, 묻지 마 범죄 등 끔찍한 범죄 소식이 끊임없이 들리는 게 우리 공동체의 현실이다. 더 가관인 것은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이다. 흉악범은 칼을 들고 저항을 하는데 경찰은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는 모습,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미국이나 해외 선진국의 공권력 사례를 보면 우리하고는 사정이 전혀 딴판이다. 시민을 위협하는 피의자를 경찰이 총이나 다른 물리력을 이용해 충분히 제압하고 안전이 확보되면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범인 검거 수칙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폭(=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폭력배)들에게조차도 왜 소극적인 대처밖에 못하는지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현재 우리 공동체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공권력의 붕괴는 더 이상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무력화된 경찰력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더욱 직접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이 길을 걷다가 흉악범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부터 위협을 당하더라도 경찰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다면 공동체의 질서가 유지되고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나 현실은, 날이 갈수록 포악하고 지능적이며 조직화되어 가는 여러 종류의 범죄들 앞에서 우리 경찰이 벌거벗은 채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권력’이라는 것은 ‘공동체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공직자들에게 부여된 합법적 권한’을 의미한다.

특히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은 법이 위임한 권한과 시민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을 동시에 가진 공동체의 수호자다. 그러므로 경찰은 법을 엄정하게 집행할 의무가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공권력의 권위가 제대로 서고, 시민은 그 공권력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들은 공직자들의 권위를 존중하고 신뢰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라는 용어가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갈 것이다.

시민은 공동체를 보호하는 경찰의 권위를 존중하고, 경찰은 엄정한 법집행을 해나간다면 공권력의 위상은 물론 선량한 시민들의 안전까지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황종석 울산지방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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