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현대차 노사의 교섭 과정을 비추어 볼 때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까지 교섭을 진행하면서 회사가 일괄제시를 하지 않으면 노조가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수순을 밟는 등 소모적 교섭 관행을 되풀이해왔다.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마무리하기까지 2015년 212일, 2016년 154일, 2017년 임단협은 해를 넘기면서 272일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노조 파업으로 막대한 생산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업체는 경영난에 시달렸다.
오랜 기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번에 회사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임금성은 통상적으로 핵심 쟁점들이 정리된 후 마지막에 제시됐는데 그 과정이 매우 길고 험난했다. 올해는 다른 쟁점사항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사가 교섭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노조의 이성적 판단을 믿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노조는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의 교섭 결렬을 두고 노조 현장조직인 민주연대는 “해마다 반복되는 소모적인 임금협상은 노사 모두에게 득 될 것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회사의 경영과 연계된 임금인상 테이블을 만들어 소모적인 협상을 줄이자”고 노조 집행부에 일침을 가했다.
아직 희망은 있다. 노사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함께 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한 합리적 교섭문화가 정착하기를 기대해 본다.
윤왕근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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