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방권력 대대적 교체에, 업무 방향성 놓고 공직사회‘술렁’
울산 지방권력 대대적 교체에, 업무 방향성 놓고 공직사회‘술렁’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8.06.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발·성장 우선한 ‘보수’→ 보존·평등 중시 ‘진보’로
김기현 시장 주력사업 관광분야 대수술 불가피 전망
“일이 손에 안 잡혀” 인수위 내용 공개 필요성 제기도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싱숭생숭하죠.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6·13지방선거에서 울산 지방권력이 대대적으로 교체되면서 공직사회가 방향성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시는 물론 5개 구·군 단체장과 교육감까지 모두 기존 보수성향에서 진보성향으로 급격히 바뀌면서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의 방향도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업무 정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거가 끝나고 현재 시와 5개 구·군, 교육청에서는 단체장 업무 인수인계가 한창이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시장은 물론 5개 구·군 단체장이 모두 지금의 자유한국당 소속이었고 교육감 역시 보수 성향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시장 및 5개 구군 단체장은 모두 진보성향의 더불어민주당으로, 교육감 역시 진보성향으로 바뀌었다.

근본적으로 보수의 경우 ‘개발’과 ‘성장’이 더 중요한 가치지만 진보에게 있어서는 ‘보존’과 ‘평등’에 무게가 더욱 실리면서 다음 달부터 울산시정을 비롯해 5개 구·군의 행정도 많이 바뀔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현 김기현 시장이 차세대 울산 먹거리의 한 축으로 재임 기간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관광분야의 경우 차기 송철호 집행부에서는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시장은 그 동안 관광 울산을 위해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비롯해 태화강 그랜드 관광벨트화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태화강 짚라인 및 제트보트 운영 등을 추진해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송철호 시장 당선인의 경우 케이블카만 해도 그 동안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고, 같은 당의 중앙 정부 역시 탈원전과 함께 자연환경에는 될 수 있는 데로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지역 공직사회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그 외 노동이나 복지 분야도 마찬가지다. 보수 성향 집행부 하에서는 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왔지만 진보성향 집행부가 들어서면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돼 업무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행정은 더하다. 가뜩이나 교육정책은 성적 우선의 보수와 소질 우선의 진보 간의 상반된 이념과 정책으로 대결구도가 유지돼 왔고, 울산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탄생함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재 시와 교육청에서 진행 중인 인수위원회 회의내용이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지역 공무원들은 “어차피 사업방향이 바뀔 건데 지금 열심히 하면 뭐하냐는 분위기가 지난 지방선거 이후 공직사회 전반에 퍼져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동료들이 많다”며 “실제로 인수위에 보고를 들어가면 거의 청문회 수준으로 질의와 응답이 오간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전혀 내용을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이나 교육감 모두 진보 후보가 되기는 광역시 승격 이후 처음이라 혼란은 더하다”며 “때문에 인수위 회의 내용이라도 언론 등을 통해 공개가 된다면 업무의 방향성이라도 대강 감을 잡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지난 6ㆍ13지방선거를 통해 울산에서는 시장은 송철호, 중구청장 박태완, 남구청장 김진규, 동구청장 정천석, 북구청장 이동권, 울주군수 이선호 후보가 당선됐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교육감은 진보성향의 노옥희 후보가 당선됐다.

이상길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