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소방차출동로 표시’가 다는 아니다
골목 ‘소방차출동로 표시’가 다는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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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가 ‘소방차출동로 표시 사업’을 모두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소방차 출동의 골든타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소방차출동로 표시 사업’이란 주택 밀집지역의 골목길(이면도로)에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 페인트로 글자를 칠하는 작업을 말한다. 글자가 커서 눈에 잘 띄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소방차의 골든타임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남구도 잘 알다시피 ‘소방차출동로’란 글자가 칠해진 골목길은 거의 예외 없이 ‘내 집 앞 주차구역’ 표시가 돼 있고, 차들이 좁은 길 양쪽으로 주차해 있는 일이 다반사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계획된 사업 한 가지를 모두 마쳤다고 ‘골든타임 확보’ 운운하는 것은 ‘눈 감고 아웅 하는’ 짓이나 다름없다. 특히 골목길 쌍방향 주차는 불법 주·정차가 진행 중이라는 확실한 증거인데도 간섭하는 이가 없다.

불법 주·정차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대표적인 곳이 ‘달동 장약국 골목’ 일원의 이면도로다. 그런데도 이 일대에서는 지난 4년간 불법 주·정차 단속 소리를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는 게 주민들의 증언이다. 사실이라면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잘못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신임 구청장은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행정, 발로 뛰는 행정을 취임 초기부터 보여주길 바란다.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의 한 갈래인 ‘소방차출동로 표시 사업’은 다른 자치구·군도 본받을 만한 사업이다. 그렇다 해도, 주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기가 싫다면, 관할 자치구·군은 ‘외눈박이 행정’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 일을 소방당국과 같이 손잡고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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