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신임단체장에 맡기는 게 예의
신규사업, 신임단체장에 맡기는 게 예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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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이후 일부 자치구·군에서 임기말년의 단체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신임 단체장 취임 이전에 서둘러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구가 원도심에서 추진하려는 복고풍 거리(‘맨발의 청춘길’) 조성사업’이다.

중구는 지난 15일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맨발의 청춘길 조성사업 실시설계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젊음의 1거리’ 선상의 상가와 웰컴시티상인회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고, 중구 관계자는 이 사업에 대한 지역민의 의견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구 관계자는 아울러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보고회를 거친 뒤 공사를 조속히 추진해 올해 안에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발언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두 가지는 ‘조속한 공사 추진’과 ‘연내 사업 마무리’ 언질이다. 물론 이를 두고 중구는 ‘계속사업’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주민설명회를 처음 연 것으로 보아 ‘신규사업’ 성격이 짙어 보인다. 세 번째 문제는 주민설명회를 연 시점이 신임 구청장 취임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자연히, 하필 왜 이 미묘한 시점에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연내 완공을 약속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구청장 당선인이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시점에 신규 성격의 사업을 보고도 없이 밀어붙이려는 의도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더욱이 사업 내역에는 ‘큰애기 아지야’ 캐릭터를 활용한다는 지침도 들어있는데 이 캐릭터는 일부 지역민들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규 성격의 사업을 신임 단체장 취임 이전에 서둘러 매듭지으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기준은 다른 자치단체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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