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 수거 앞둔 집배원들의 불안
라돈침대 수거 앞둔 집배원들의 불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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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집단항의를 불러온 ‘라돈 침대’가 이번에는 수거 작업을 맡게 된 우체국 집배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호흡기로 침투하는 1급 발암물질’ 라돈에 오염된 대진침대 매트리스의 집중수거 기간을 이번 주말(16∼17일)로 잡고 이 일을 우정사업본부에서 맡아달라고 의뢰했다.

그러나 정작 라돈 침대 매트리스와 몸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전국 우체국의 집배원들로서는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본지 취재진에 따르면 윗선에서 마스크와 장갑만 주고 라돈 침대 매트리스 수거 작업을 떠맡기는 것은 안전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게 집배원들의 주장이다. 또 집배원들 사이에는 민간업체의 과실 때문에 생긴 일을 왜 집배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떠맡아야 하느냐며 불만이 대단하다는 말도 전해진다.

집배원들의 항변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날 전국집배노조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 기자회견에서 ‘왜 졸속으로 밀어붙이느냐’며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울산지역 3개 우체국을 총괄하는 부산지방우정청은 걱정할 게 못 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이미 안전교육도 실시했고 작업이 끝나면 원안위에서 방사능 수치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므로 안심해도 좋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에도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우정당국에서는 상명하복, 군대식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상급자가 직접 나서서 본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고, 라돈 침대 매트리스 수거 자업에 나서는 집배원들에게 특근수당 같은 것을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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