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희망의 땀방울로 채워나갈 시간
이제는 희망의 땀방울로 채워나갈 시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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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하루 남았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두었으니, 후보자들과 그 가족들의 애끓고 속 타는 마음이야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긴장과 초조함으로 가득한 순간들일 것이다. 그나마 뜻을 같이하는 조직에서 출마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자들은 함께 힘을 나누고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정당 조직이라도 있겠지만, 정당 소속이 아닌 교육감 후보들의 입장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듯 더더욱 마음이 조마조마할 것이다.

민선 교육감 시대가 시작된 이후 교육구성원들의 박수를 뒤로하고 웃으면서 교육청을 떠난 교육감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동안 울산교육계의 부끄러운 수난사는 교사들과 교육구성원들에게는 정말이지 숨기고 싶은 과거였다. 가장 최근까지도 교육감을 역임했던 이는 학교시설 공사와 관련하여 억대의 뒷돈을 받은 대가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옥중에 갇혀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광역시도 교육청 중에서 유일하게 부교육감이 교육행정의 수반으로 6개월째 직무대행의 역할을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내일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울산교육계의 수장에 대한 울산시민들과 교육구성원들의 기대치와 관심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7명의 교육감 후보들이 출마한 만큼 후보들의 공약들마다 울산교육을 위한 특색 있고 심도 깊은 제안들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특히 대부분의 후보들이 제안하고 있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또는 부분)교복’ 등의 제안과 더 이상의 부정과 부패를 용서하지 않으려는 강단 있는 부패 척결의 의지는 무척 높은 것 같다. 그만큼 울산교육계의 수장이 되고자 하는 의욕들이 넘치고 넘쳐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침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옛말처럼 교육감이라는 자리에 대한 욕심이 과하게 앞서다 보니 타 시·도 교육감 후보들의 토론회나 선거활동에 비해 걱정스러운 면이 자꾸만 드러나게 된다.

선거 토론회는 선거라는 합법적인 공간에서 상대 후보의 공약과 비전을 평소 그 후보자가 생활하는 자세와 연계하여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이 상대 후보보다 더 뛰어남을 유권자들 앞에 드러내 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더 능력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세세한 통계 숫자까지 암기하기도 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 있음을 과시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상대 후보의 개인적인 생활태도와 가족을 비롯한 친·인척 관계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토론에 따른 규칙과 후보자 상호존중이라는 자세에 대해서는 한 치의 흐트러짐이 있어서는 안 될 기본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있었던 교육감 후보들 상호간의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는 토론 도중에 모 후보가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특정 후보에 대한 여타 후보들의 선관위 단체고발이라는 보기 드문 일까지 발생하기도 하였다.

교육감 후보로 나선 7명의 후보들 모두 울산교육의 발전을 위해 교실수업 방법 개선과 혁신교육, 질문이 있고 진정한 학력이 자리매김하는 교육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주인공인 토론회에서는 기본적인 토론에 대한 자세는 물론이거니와 상대 후보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까지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토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부끄러운 시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남사스러운’ 시간들이었다. 학생들에게는 토론과 질문을 바탕으로 배움의 깊이를 강조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존중과 협력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이자는 정책을 펼쳐가야 할 교육감 후보들의 이런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13일 지방자치 선거일 이후에는 교육감 당선자뿐만 아니라 교육감 후보들이 모두 함께 모여 서로의 손을 잡으며 앞으로 울산교육을 위해 함께 땀 흘리며 머리를 맞대는 교육계의 바람직한 선배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희망의 땀방울로 울산교육의 꽃이 화려하게 피어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 현장을 촉촉하게 적셔 주는 시간으로 가득차기를 희망해 본다.

김용진 명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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