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기를!
현충일,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기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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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6일은 63번째 맞이하는 현충일(顯忠日)이다. 1956년 4월 19일 처음으로 시행된 이날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전몰군경(戰歿軍警)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풍습에 그 배경이 있다. 우리 민족은 24절기 중 청명(淸明)과 한식(寒食)에는 벌초를 하고, 망종(芒種)에는 제사를 드렸는데, 1956년 당시 망종이 6월 6일이어서 이날을 현충일로 정한 것이다.

현충일에는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국립묘지, 현충탑 등의 현충시설을 찾아 경건한 마음으로 헌화와 분향을 하고 오전 10시, 전국에 사이렌이 울리면 순국선열과 전몰군경에 대한 묵념을 올린다. 그들을 위해 묵념을 드리는 이 시각에는 국민 모두가 저마다의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순국선열과 전몰군경들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하며 추모와 감사의 예를 표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렇게 올리는 예(禮) 가운데 의미심장한 것이 바로 조기(弔旗) 게양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뉴스를 보니, 울산 남구에서는 제63회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그리고 국민 단결을 도모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드높이기 위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친다고 한다. 참으로 뜻 깊고 반가운 소식이다.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깃봉에서 깃면의 너비(깃면의 세로길이)만큼 내려서 조기로 게양한다. 완전한 조기를 달 수 없는 경우에는 바닥 같은 곳에 닿지 않도록 태극기를 최대한 내려 다는 것이 올바른 현충일 태극기 게양법이다.

그래도 요즘에는 우리 국민들의 보훈의식이 많이 향상되어, 해마다 현충일이 찾아오면 일반주택이나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집집마다 조기를 잘 게양한다. 현충일을 앞두고 아파트 같은 곳에서 하는 조기 게양 홍보방송과 안내문도 큰 몫을 할 것이다. 조기를 잘 게양하지 않는 이유들을 살펴보니, “바쁘게 살다보니 깜빡 잊어버렸다”는 말씀들이 많았다. 이처럼 조기를 게양하는 것은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현충일은 국경일이라 휴일이므로, 개인 일정에 따라 여가활동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라도, 외출하기 전에 잠깐 짬을 내어 조기를 게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조기 게양 시간은 관공서·공공기관 등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고, 일반가정, 민간기업, 단체 등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그리고 가로기와 차량기는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현충일에는 달지 않지만, 추모행사장 주변 도로나 추모행사용 차량에는 조기 형태로 달 수 있다.

동서고금을 넘어, 나라와 겨레를 위해 공훈을 세웠거나 희생한 분들의 은공을 기리고 보답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기본적인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국왕 대관식이 거행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중앙에는 무명용사 기념비가 있다. 프랑스에는 에펠탑과 함께 파리의 상징이자 프랑스 국민의 자존심인 개선문 중앙 아치 지하에 무명용사의 묘가 있다. 미국은 20여만 명의 호국영령이 묻혀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 중앙에 50톤의 대리석으로 만들어놓은 무명용사비가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현충원 현충문에 들어서면 맨 처음 중앙 정면에 보이는 현충탑 내부에 호국용사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해를 모셔두고 있다. 울산대공원에 자리잡은 현충탑과 참전기념비도 이와 유사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정리하자면, 나라마다 그 국가를 대표하는 장소에 무명용사의 묘소나 비석을 조성해 24시간 내내 향이나 불꽃을 피우고 의장병이 지키며 그 넋을 기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역사적으로 감사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자신보다 이웃과 상대방을 먼저 생각했고, 개인의 이익보다 국익과 나랏일을 먼저 걱정하곤 했다. 그래서 조국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했을 때 수많은 애국지사와 선열들은 오직 조국을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섰다. 현충일을 일에서 벗어나 휴식하는 공휴일이라 생각하기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조국을 위해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까지도 기꺼이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군경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뜻 깊은 날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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