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안전·질환 대책, 빈틈은 없나
여름철 안전·질환 대책, 빈틈은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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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순인데도 섭씨 30도를 턱걸이하는 불볕더위가 찾아왔다고 야단법석들이다. 이런 때일수록 염려스러운 것은 마음의 나사가 헐거워지는 일이다. 벌써부터 그런 사례가 나타나 걱정이다. 장생포 고래마을(고래문화특구)에서 관광객과 시민을 맞이하고 있는 모노레일 차량이 설치한 지 불과 보름 만인 지난 2일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취재진에 따르면 모노레일 차량이 멈춰선 사고는 이날 점심나절에 일어났다. 한참 궤도 위를 잘 달리던 모노레일 차량 5대 가운데 1대가 10여 분 동안 멈춰서고 만 것이다. 이 바람에 5대에 나눠 타고 있던 승객 약 40명은 한동안 영문도 모르고 지상 3?5m를 달리던 모노레일 차량 안에 갇힌 채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인명피해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었다.

모노레일 운영업체(한국모노레일) 관계자는 사고의 원인을 ‘모노레일 차량의 문고리 접촉 불량’이라고 설명했다. “문이 열린 것으로 감지되면 자동으로 정지하는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 가는 구석이 있다. 애초부터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상태가 불량한 차량을 구입한 셈이 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정비(점검) 불량이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관할 남구청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차를 구입했는데도 문제가 생겼다면 혹 고장·수리를 거친 중고차량을 신품처럼 꾸며 납품 절차를 밟은 건 아닌지,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원인이 아니길 바라지만, 공중을 달리는 차량은 인명은 물론이거니와 관광명소의 명예와도 유관한 문제인 만큼, 필요하다면 수사 의뢰도 불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여름철엔 바다를 찾는 길에 모노레일 차도 타볼 겸 고래문화특구를 찾아오는 관광객, 시민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여름철에는 서둘러 챙겨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때마침 고용노동부는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를 앞두고 노동자의 열사병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건설현장 같은 곳을 대상으로 4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옥외작업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감독·점검’에 나서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또 장마철을 앞두고 토사붕괴, 감전, 익사 등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역시 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전국 건설현장 900여 곳에서 감독 활동을 펼치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런 것들이 바로 ‘시의적절한 예찰행정’의 본보기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앞서 언급한 두 가지 행정행위를 고용노동부에만 맡겨서 될 일은 아니다. 울산시와 유관기관, 관할 지자체도 나름대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호흡을 같이 맞춰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금, 선거공약에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안전 문제’는 특정 정부부처만이 독점적으로 맡아서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안전사고·온열질환 제로지대 울산’의 명성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범시민적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이 값진 일에는 건설업체를 비롯한 유관업체와 기관들도 한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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