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옥산서원 ‘만인소’ 세계기록유산 등재
경주 옥산서원 ‘만인소’ 세계기록유산 등재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8.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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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중앙정부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 소장
도산서원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포함 2점
경북 경주시는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던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가 도산서원의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함께 ‘만인의 청원, 만인소’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이하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됐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MOWCAP)’에서 인류가 기억해야 할 중요 기록물로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경주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건(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과 함께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이 추가됨으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기록유산의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만인소는 조선시대 만여 명에 달하는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다. 만명이 중요했던 것은 ‘만(萬)이 모든 백성’을 상징하는 숫자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인소 운동은 1792년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를 신원해 달라는 청원으로부터 시작됐으며 이후 각기 다른 사안들을 가지고 19세기 말까지 총 7차례 진행됐다.

이번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된 만인소는 원본이 남아 있는 1855년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 당시 중앙정부에서 진행된 복제 개혁에 반대하는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 2점이다.

이 두 종의 만인소는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 등재신청을 위해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대여해 보존하고 있다.

만인소는 ‘만여 명의 개인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유교적 윤리관을 국가에 실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초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갖지 못한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형성된 공론을 국가에 적용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청원했던 결과물이라는 점이 등재의 주된 이유가 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들 만인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과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기록유산과 문화유산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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