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화재사고, 울산지역도 본보기로 삼아야
이천화재사고, 울산지역도 본보기로 삼아야
  • 김준형 기자
  • 승인 2008.12.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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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 이천 물류센터 창고 화재로 7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가 발생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11개월만에 같은 지역에서 벌어진 참사다.

이들 화재는 용접작업에서 발생한 불씨가 창고 건축자재인 스티로폼에 옮겨 붙는 똑같은 상황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만큼 건축, 소방·안전관리 관련법과 해당관청의 관리감독 체계, 해당업체들의 소방안전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말이다.

울산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된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가 발생하자 8일 남구청이 냉동창고 3곳을 특별 점검한 결과 한 업체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소방안전시설인 화재경보기조차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남구청은 3곳만을 점검했지만 수많은 지적사항이 나왔다. 업체들이 소방안전관리에는 뒷전이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 여천동 소재 A냉동은 화재경보기가 아예 울리지 않는 상태였고 전기분전반 덮개도 없는데다 전기선이 노후해 화재에 취약했다.

또 이 업체 창고 내부는 이번 이천 냉동창고 참사의 주범으로 지적된 스티로폼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매암동 소재 B냉동은 공장 앞 마당에 천막으로 지어진 임시창고에 수천톤의 목재를 쌓아 놓고 있었으나 소방시설로는 소화기 몇 기만 비치해 놓고 있었으며 주 창고 방화셔터 밑에도 자재를 적치해 놓아 화재 시 방화셔터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1월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 3월에도 울산시가 30개소의 냉동·물류창고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에서 건축 소방 전기 등 모든 분야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당시 각종 안전시설미비 등이 지적됐으나 무엇보다 우려됐던 점은 업체 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이었다.

행정관청의 지도점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들의 사고예방에 대한 의지이다. 업체들은 단속 때만 지적사항에 대해 보완하고 평소에는 안전 관리에 손을 놓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업체와,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이상‘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사용할 일이 없는 날이 오길 바란다.

/ 김준형 편집국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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