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HRD 연수’를 다녀와서
‘중소기업 HRD 연수’를 다녀와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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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중소기업 HRD담당자 연수가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연수 기회가 흔하지 않다. 그러기에 이번 연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부담을 산업인력공단이 덜어주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연수의 주제는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였다. HRD담당자 연수는 이날 이른 아침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자) 조찬포럼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과정에는 내가 몸담고 있는 건설업부터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물류업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업체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제 우리에게 제법 친숙한 용어가 된 ‘HRD’는 우리말로 ‘인적자원 개발’이란 뜻이다.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 인재를 육성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강연을 듣고 나서는 그 분야가 매우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업에서 CEO와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여러 가지 방안 중 몇 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우선, 실천하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경영자와 중간관리자는 직원들의 말을 최대한 경청할 필요가 있다. 팀에 주어진 임무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회의와 토의 과정을 거쳐 최선의 방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는 팀원이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경영자나 중간관리자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간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지속되면, 팀원들은 회의시간에 자신의 생각 펼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말문을 닫아버리기까지 한다.

팀원들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이나 직급, 나이도 모두 달라 바라보는 각도도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경영자나 관리자는 팀에 주어진 임무를 최대한 조기에 수행하고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탓에 팀원 모두의 의견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간관리자들은 팀원의 생각이 경영자의 마인드와 다르다고 해서 소홀하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그렇게 사장된 아이디어가 고객들을 큰 유행으로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연 중간에 인용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관한 영상은 특히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폐막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폐막연설 직후 일부러 한국 기자들에게만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질문은 아무도 하지 않았고 질문권은 결국 한국 기자가 아닌 중국 기자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인 점을 감안해 특별히 한국 기자들을 배려하려 했지만 한국 기자들은 ‘줘도 못 먹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올라갈수록 말수가 적어진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자신의 생각보다 선생님의 생각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번 연수과정에서 받은 중요한 가르침은 ‘소통과 배려’일 거라고 나 스스로 정리해 보았다. 한 CEO는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점심식사 때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도시락 대화’를 한다고 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대화에 임하는 직원들이 CEO와 만나기 전에 소화제를 먹고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소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상대의 입장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 관리자가 부하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애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는 시각의 높고 낮음을 넘어서야 한다. 직원들이 바라보는 입체적인 각도, 그들의 생각까지도 꿰뚫을 수 있어야 진정성 있고 깊이 있는 소통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수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한정된 시간 때문이겠지만, 참석한 업체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다. 이번 같은 연수 기회가 앞으로 더욱 늘어나 더 많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연수과정에서 배운 CEO, 중간관리자의 근무 자세를 근무 현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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